롯데의 2025년 선발진은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 국내 투수들도 제대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계산이 서지 않는 경기들이 이어졌다. 국내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은 5.25로 리그 7위에 불과했다.

최악은 아니었지만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보기도 힘들었다. 박세웅 김진욱 나균안으로 토종 선발 라인업을 꾸리며 시작했다. 박세웅은 시즌 초반 ‘지구 1선발’로 불릴 정도로 쾌조의 페이스를 보여줬다. 선발 8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갑자기 무너졌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29경기(28선발) 160⅔이닝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93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스텝업 했고 이제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좌완 김진욱도 첫 3경기 희망을 보여준 뒤 회복 불능으로 무너졌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면서 희망을 되살려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2군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김진욱의 시즌 성적은 14경기(6선발) 27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10.00에 그쳤다.


김진욱을 대신해서 우완 파이어볼러 이민석이 선발진에 자리잡는 듯 했지만 역시나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수확이었다. 20경기(17선발) 87⅓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 외에 박진 홍민기 한현희 박준우 윤성빈 등이 선발 투수로 나서면서 자리를 채웠지만 믿을 만한 토종 선발진은 없었다고 무방했다.
그나마 나균안이 올해 박세웅과 다른 선발 투수들과 달리 안정적으로 시즌을 완주했다. 28경기(26선발) 137⅓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3.87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후반기에는 사실상 나균안이 토종 선발진의 믿을맨이었다. 후반기를 포함한 7월 이후 12경기에서 63⅓이닝 평균자책점 2.98의 성적을 기록하며 박세웅을 대신해서 선발진을 이끌었다. 그렇다고 토종 에이스라고 불릴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롯데는 2026시즌, 엘빈 로드리게스, 제레미 비슬리라는 역대급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가 크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아시아 무대 경험이 있기에 한국 무대 적응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올해 한화 이글스의 돌풍을 이끈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 원투펀치에 비교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한화의 돌풍에는 외국인 원투펀치 외에도 류현진과 문동주라는 확실한 토종 선발진이 버티고 있었다.
롯데도 2026년의 대반전을 이끌기 위해서는 박세웅과 나균안을 비롯한 토종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당장 5선발은 일본인 아시아쿼터 교야마 마사야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역시 베일에 싸여 있다.

다른 후보군을 찾으려고 해도 마땅치 않다. 김진욱이 절치부심 하고 있고 박준우 정우준 이민석 등이 토종 선발 후보군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경쟁을 통해 박세웅과 나균안이라는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음표 가득한 토종 선발진을 품고 롯데는 2026년을 기대해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