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보다 강하다”는 평가와 동시에 “분명 공략 포인트도 있다”는 분석이 공존한다.
남아공은 30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스타드 드 마라케시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짐바브웨 축구 국가대표팀을 3-2로 제압했다.
2승 1패, 승점 6점. 같은 날 앙골라와 비긴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남아공의 조별리그 여정은 나쁘지 않았다. 앙골라를 잡아냈고, ‘대회 최다 우승국’ 이집트에만 0-1로 석패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짐바브웨를 꺾으며 자력 진출에 성공했다.
1996년 자국 대회 우승, 2023년 대회 3위에 이어 이번에도 조별리그를 통과했다는 점은 이 팀의 기본 체급을 보여준다.

다만 경기 내용은 결코 안정적이지 않았다. 남아공은 전반 7분 체팡 모레미의 슈팅이 수비수 다리를 맞고 굴절되며 선제골을 얻었지만, 전반 19분 짐바브웨의 타완다 마스와니세에게 개인 돌파를 허용하며 곧바로 동점을 내줬다. 수비 간격이 무너진 장면이었다.
후반 초반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후반 5분 수비 실수로 흘러나온 공을 라일 포스터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다시 앞서갔지만, 후반 28분에는 골키퍼 선방 이후 수비수 오브리 모디바를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로 또다시 균형을 허용했다. 두 차례 리드를 잡고도 지키지 못한 수비 집중력은 명확한 약점이다.
승부는 후반 37분에 갈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마벨러스 나캄바의 핸드볼 반칙이 VAR로 확인됐고, 오스윈 아폴리스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남아공은 3-2 승리를 지켰지만, ‘내용까지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공격은 분명 위협적이다. 측면 전개의 속도, 개인 돌파 능력, 세트피스에서의 집중력은 단기 토너먼트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남아공은 공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기회가 오면 빠르게 마무리하는 데 능하다.

반대로 수비 전환과 박스 수비는 불안 요소다. 상대 개인기에 쉽게 공간을 내주고, 라인이 내려간 뒤에도 정리가 늦다. 위고 브로스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시톨레를 교체하며 공개적으로 경기 운영을 손본 장면은 이 팀의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공은 대한민국과 같은 A조에 묶였다.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완성형 팀’도 아니다. 속도와 결정력은 경계해야 하지만, 수비 조직과 전환의 틈은 분명 존재한다.
쉽지 않은 상대인 건 맞다. 다만 공략 포인트 역시 분명하다. 월드컵은 결국 준비의 싸움이다. 남아공의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드러난 지금, 홍명보호의 숙제도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