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합격점이었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16강 진출을 확정하고도 휴고 브로스 감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남아공은 29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짐바브웨를 3-2로 꺾었다. 전반 7분 제팡 모레미, 후반 5분 라일 포스터, 후반 37분 오스윈 아폴리스의 연속 득점으로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남아공은 2승 1패(승점 6)를 기록,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겉으로만 보면 1차 목표 달성이다. 그러나 브로스 감독은 전혀 만족하지 않았다. 남아공 매체 ‘아이디스키 타임즈’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경기 태도와 정신력을 강하게 지적했다.


브로스 감독은 “솔직히 말해 경기력이나 일부 선수들이 보인 태도에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는다. 지난 2~3년간 우리가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자동으로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브로스 감독의 위기의식은 분명했다. 그는 “이미 대회 전부터 말했듯, 이번 대회는 2년 전보다 훨씬 더 힘들 것”이라며 “이제 모든 팀이 남아공을 좋은 팀으로 인식하고 있다. 상대의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고, 우리는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에게 쉬운 경기는 없다. 재능과 장점을 100% 끌어내지 못하고, 올바른 정신 상태로 경기에 임하지 않으면 언제든 곤란해질 수 있다”며 “남아공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가 두려워하던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우리를 꺾고 싶어 하는 동기가 된다”고 경고했다.
짐바브웨전이 그 사례였다. 브로스 감독은 “경기 시작 20분쯤 지나 ‘이제 쉽다’고 느낀 순간이 문제였다”며 방심을 직접적으로 꼬집었다. 실제로 남아공은 두 차례 리드를 잡고도 동점을 허용하며 끝까지 불안한 흐름을 끌고 갔다.

브로스 감독은 마지막으로 더욱 강한 어조를 꺼냈다.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대회에서 더 멀리 가고 싶다면 반드시 가져야 할 정신 자세”라며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매우 빠르게 탈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16강에 진출한 남아공은 F조 2위와 8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F조에서는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모잠비크가 경쟁 중이다.
상대가 누구든 브로스 감독의 시선은 이미 다음 라운드를 넘어 있다.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남아공이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