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1년 전 손흥민(34, LAFC)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던 토트넘 홋스퍼가 이제는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하는 '동네 북' 신세로 전락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7일(한국시간) "토트넘 수뇌부가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의 경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소방수로 투입된 투도르 감독이 부임 후 3전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자, 구단 측이 다시 한번 '감독 교체'라는 도박수를 던지려 한다는 것이다.


현재 토트넘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호러물'이다. 리그 5연패는 물론이고 공식전 기준 11경기 연속 무승(4무 7패)의 늪에 빠졌다. 11경기 연속 무승은 1975년 이후 무려 51년 만에 나온 구단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팬들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 당시, 하프타임이 끝나기도 전에 수천 명의 팬이 경기장을 떠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심지어 좌석당 3,400만 원이 넘는 최고급 '터널 클럽' 멤버들까지 비나이 벤카테샴 CEO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쏟아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투도르 감독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팰리스전 패배 후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믿음이 더 생겼다"면서도 "이 배에 머물 사람만 남고, 나머지는 내려야 한다"며 선수단을 정조준했다. 강등권 사투를 벌여야 할 시점에 감독이 앞장서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막장이다. 미키 반 더 벤과 제드 스펜스는 경기 후 팬들의 박수를 외면하고 라커룸으로 도망치듯 들어갔고, 욘 헤이팅아 수석코치는 구단 운영을 비난하며 부임 32일 만에 사표를 던졌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원 팀(One Team)"을 외치며 유로파리그를 제패하던 시절의 결속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

결국 모든 화살은 손흥민을 떠나보낸 보드진으로 향한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 체제에서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던 팀을 한순간에 해체해버린 대가는 '49년 만의 강등 위기'라는 재앙으로 돌아왔다.
토트넘은 일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까지는 투도르 체제를 유지하겠지만, 이후 결과에 따라 '잔류 전도사' 로베르토 데 제르비 전 브라이튼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하지만 감독 한 명 바꾼다고 이 난장판이 정리될지는 의문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