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암시한 등판이 끝나고, 낙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이 아니었고 다시 최후의 마운드에 선다. 현재 대표팀의 좌우 원투펀치, 류현진과 곽빈이 8강 단판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총력전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WBC 8강 토너먼트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를 치른다. 일단 1차 목표인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1라운드 D조 4전 전승으로 올라온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을 만나 벼랑 끝 일전을 펼친다.
상대적인 전력이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조원 사나이’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필두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등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마운드도 대단한데, 타선의 위력이 가공할 만 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13/202603132001770180_69b3f1089aa85.jpg)
아울러 한국이 상대해야 할 선발 투수는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다. 산체스는 지난해 32경기 202이닝 13승 5패 평균자책점 2.50, 212탈삼진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WBC에서는 첫 경기인 니카라과전 선발 등판해 1⅓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198cm의 큰 키에서 내려꽂히는 싱커가 최고 구속 159km를 자랑한다. 싱커 평균 구속이 154km에 달한다. 또 변화구로는 싱커와 비슷한 궤적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있다. 한국 타자들은 이런 투수를 상대해야 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13/202603132001770180_69b3f1090cf66.jpg)
이런 도미니카공화국의 핵타선을 상대해야 할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78승을 따낸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다. 한국인 최초 올스타전 선발 투수(2019년)였고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 등 2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 톱3에 오른 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였다. 소토, 타티스 주니어, 마차도, 게레로 주니어, 마르테 모두 류현진의 최전성기가 어땠는지, 류현진이 어떤 투수인지 알고 있을 정도다.
류지현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이다. 슈퍼스타들이 많다. 우리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전력 분석을 하고 나왔다. 내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 투수에 대해서는 “류현진이기 때문에 선발로 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라며 지면 탈락인 최후의 일전,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 배경을 설명했다. 류현진이라서,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1라운드 대만전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제 몫을 다하고 내려왔다.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실점했다. 5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지만, 류현진 이후에도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대만전처럼 또 다른 선발 자원인 곽빈이 역할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내일이 없는 경기에서 총력전은 당연한 수순이다. 곽빈은 대만전 3⅓이닝 동안 2피인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97.9마일(157.6km), 평균 96.2마일(154.8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상대했다. 역시 피홈런 하나가 아쉬웠던 경기였다.
류현진과 곽빈의 조합은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효율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대만전 기준 류현진은 최고 90.2마일(145.2km), 평균 88.9마일(143.1km)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과 커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평가 받던 구종이었다. 이런 조합을 바탕으로 타이밍을 뺏고 그 다음 곽빈이 강속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든다면 핵타선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도 있다.

대만전이 끝나고 류현진과 곽빈은 자신들이 이번 대회의 마지막 등판을 마친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낙담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최종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모두가 기적을 만들었고 류현진과 곽빈의 대만전 등판이 마지막이 아님을 알렸다.
다시 한 번 기적을 위해서는 희망회로를 많이 돌려야 한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과 원투펀치 모두 내일이 없다. 과연 한 번 더 얻은 기회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