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사라졌다. 대신 분노가 남았다. 손흥민이 결국 참지 못했다. 경기 흐름보다 더 강하게 남은 장면은, 그의 표정이었다.
LAFC는 18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 에스타디오 알레한드로 모레라 소토에서 열린 CONCACAF 챔피언스컵 16강 2차전에서 LD 알라후엘렌세를 2-1로 꺾었다. 합계 스코어 3-2. 결과는 8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출발부터 흔들렸다. 전반 4분 만에 실점. 경기의 주도권은 쉽게 넘어갔다. LAFC는 상대의 밀집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공격은 단조로웠고, 템포는 끊겼다. 특히 손흥민에게 향하는 길은 거의 차단된 수준이었다.

후반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나탄 오르다스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추가시간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중거리포가 승부를 갈랐다. 극적인 역전. 결과만 보면 완벽한 반전이었다.

하지만 손흥민 개인에게는 다른 이야기였다. 그는 이날도 공격 2선에 배치됐다. 공간은 좁았고, 볼 터치마다 압박이 따라붙었다. 슈팅 두 차례는 모두 수비벽에 막혔다. 키패스 1회. 그리고 이어진 기록, 7경기 연속 무득점. 숫자는 냉정했다.
문제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었다. 후반 4분 위협적인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이 개인 기량으로 수비를 벗겨냈다. 공간이 열렸다. 그 순간, 아론 살라사르의 백태클이 들어왔다. 공이 아닌 발목을 향한 위험한 태클 시도. 단순한 파울 이상의 장면이었다.
그동안의 누적이 있었다. 1차전부터 이어진 거친 압박, 반복된 몸싸움.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폭발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일어났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걸어갔다. 평소의 ‘스마일 가이’는 없었다. 눈빛이 달라졌다.
살라사르도 물러서지 않았다.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밀어붙였다. 순간 분위기가 거칠게 흔들렸다. 양 팀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충돌 직전까지 갔다.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주심은 빠르게 개입했다. 양쪽 모두에게 경고. 상황은 정리됐지만, 여운은 남았다. 감정이 올라온 경기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끝까지 뛰었다. 풀타임 소화.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전방 압박, 연계 플레이, 공간 창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는 분명했다. 다만, 기대치와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더 중요한 건 부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만약 그 태클이 더 깊게 들어갔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 있다. LAFC는 물론,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도 치명적인 변수로 이어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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