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필승조 윤성빈은 올해 필승조로 시험대에 올랐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후 지난해 가장 많은 31경기에 던졌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7.67의 성적은 평범하다 못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윤성빈은 지난해 비로소 자신이 갖고 있었던 잠재력을 터뜨렸다. 마운드 위에서 최고 시속 160km의 공을 뿌리면서 자리 잡았다. 27이닝 동안 44개의 탈삼진은 김태형 감독이 믿는 구석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미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윤성빈을 일찌감치 필승조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성빈이 더 이상 자신의 입지에 불안해 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몸을 만들기를 바랐다.



1군 스프링캠프 참가도 오랜만이고, 또 1군 시범경기 등판도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윤성빈은 확연하게 달라진 입지, 달라진 시즌 준비 과정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렇기에 김태형 감독이 윤성빈을 꾸준히 필승조로 기용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윤성빈은 아직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지난 15일 사직 LG전이 끝나고 윤성빈은 “아직 안정적이지 않아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뭔가 다 올라오지 않은 느낌이다”며 “내가 볼넷 내줘도 뒤에 투수들이 많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다 편하게 던지자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1차적인 목표다. 하루하루 불안감 속에서 아침에 일어나고 매일 불안감을 안고 던진다”면서 아직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실토했다.

이 얘기를 들은 김태형 감독은 “내가 달려줘야 하나”라고 웃으면서도 “확신이 없고 불안해 하면 내가 안 쓴다. 이길 확률이 떨어진다. 작년에 가장 빠른 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인이 보여줬다”며 스스로를 믿고 공을 뿌리기를 바랐다.
그러나 여전히 윤성빈은 제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흔들렸다. 지난 17일 사직 키움전, 4-2로 앞선 8회 등판한 끝내 2점을 지키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윤성빈은 선두타자 추재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후속 김지석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도 3구째 포크볼이 폭투가 됐다. 무사 2루에서 김지석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1사 3루가 됐다.
임지열을 상대로도 1볼 2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포크볼 제구에 애를 먹으며 폭투를 허용해 실점했다. 이후 볼넷까지 내줬다. 1사 1루에서는 최재영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1사 1,2루 위기에서 김태진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사 1,2루. 하지만 김건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4-4 동점이 됐다.

그리고 윤성빈은 흔들렸다. 대타 주성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정규시즌이었다면 이미 벤치가 움직였을 상황. 하지만 김태형 감독과 벤치는 윤성빈을 마운드에 그대로 뒀다. 김태형 감독은 “한 번 이겨내보라고 했다”면서 교체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윤성빈은 스스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2사 만루에서 안치홍을 상대로 다시 영점을 잡았다. 직구 2개를 존으로 꽂아넣었다. 2스트라이크를 다시 선점했다. 그리고 3구째 다시 한 번 151km를 높은 코스로 던져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4-4 동점이 됐지만 윤성빈은 과거처럼 자멸하지 않았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의 불호령을 피할 수는 없었다. 윤성빈을 ‘커튼 뒤로’ 부른 김태형 감독은 “본인이 자신감을 갖고 해내야 한다. 불러서 얘기를 하긴 했다. 자신 없으면 2군 내려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달래고 타이르지 않는다. 특유의 방식대로 강하게 키운다. 김태형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공을 갖고도 본인이 확신이 안 서면 무슨 1군 엔트리를 생각하냐”고 답답함을 전하며 “감독이 필승조로 쓴다고 했으면 뭐 이렇게 고민이 많은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공 갖고 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당장은 150km 초반대에 머무르는 구속이고 결정구 포크볼 제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을 꾸준히 1군에서, 중요한 상황에 활용하려고 한다. 필승조 최준용이 이제 막 실전 복귀를 준비하고, 정철원도 페이스가 이제서야 올라오고 있는 상황. 윤성빈을 중용할 수밖에 없고, 또 중용할 계획이다. 김태형 감독이 믿는 만큼, 윤성빈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언제쯤 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