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한화)부터 시작해 댄 스트레일리(전 롯데), 그리고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즈)까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6년차 ‘아픈 손가락’ 김진욱의 새로운 구종 장착을 위한 여정이 끝이 보인다. 이제는 정말 방황을 끝내는 것일까.
김진욱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12일 KT전 4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2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선발 경쟁을 펼쳤던 김진욱이었는데, 이제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으로 5선발을 굳혀가는 모양새다.

이날 김진욱은 첫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3회 선두타자 안재석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박지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박찬호를 좌익수 뜬공, 정수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스스로 넘겼다.

4~5회에도 6타자를 깔끔하게 막아세웠다. 하지만 6회 1사 후 박찬호에게 볼넷,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3루의 위기를 만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올라온 박준우가 다즈 카메론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해 김진욱의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경기 후 김진욱은 “오늘 체인지업 컨트롤이 잘 됐고 직구 스피드도 잘 나왔다. 포수 (손)성빈이와 호흡을 맞춰서 쉽게 해결했다”며 “지난 등판보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 타자들의 반응을 또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공 던지는 타이밍이 많이 바뀌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코치님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평소에 운동할 때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6회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게 아쉬움이 남았다. 김상진 투수코치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정수빈 선배 상대할 때 낮은 공보다 높은 공으로 숭부를 하고 싶었다. 근데 그 공이 몰려서 맞았다. 코치님은 차라리 낮게 가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서 그 대화를 좀 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은 이날 최고 구속 시속 148km의 패스트볼 40개를 뿌렸다. 힘 있는 패스트볼이 영점을 잡힌 채 타자에게 꽂혔고 탄착군도 비교적 일정했다. 두 번째 구종 슬라이더도 21개를 던졌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16개의 체인지업 구사. 커브는 6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사실상 3구종만 구사했던 김진욱은 그동안 우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체인지업, 포크볼 등 오프스피드 계열의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김진욱은 2024년 선발 투수로 시즌을 끝까지 완주했을 때 포크볼을 구사하면서 구종의 다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투구 내용에 반영되는 경우는 미미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는 체인지업의 대가인 ‘대선배’ 류현진에게 다가가서 체인지업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결국 다시 한 번 방황하면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범경기지만 체인지업 구사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결정구까지 활용할 수 있을 수준까지 올라온 듯한 모습을 보였다. 1회 다즈 카메론(삼진), 2회 양의지(투수 땅볼), 양석환(삼진), 3회 박준순(3루수 땅볼), 4회 카메론(삼진), 5회 양석환(우익수 뜬공) 등 두산의 우타자 라인에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김진욱은 “코치님이 ‘이럴 때 많이 써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을 해주셨고 성빈이도 사인을 많이 냈다. 또 오늘 생각보다 체인지업 제구가 잘 돼서 타자들이 스윙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류현진에게 조언을 구한 것부터 시작해 구단 데이터팀과의 논의까지. 김진욱의 체인지업 장착 여정은 이제 조금씩 끝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배웠을 때와는 다른 방식이다. 지금은 데이터팀에서 저에게 추천해준 체인지업이 있어서 그걸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며 “제 손목 각도가 체인지업을 던지기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슬라이더를 던지는 형식으로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잘 떨어지고 있다. 구단에서는 제가 컨트롤하기 쉽게 피드백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이 추천한 체인지업은 과거 롯데에서 활약하고 200탈삼진 넘게 기록한 댄 스트레일리였다. 그는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투수들의 체인지업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구단에서는 스트레일리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체인지업을 추천했다”고 말하면서 또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타릭 스쿠발의 체인지업까지도 참고하고 있다. 그는 “또 저도 스쿠발 체인지업도 참고하면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김진욱은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5선발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는 “결국 올해 1군에서 풀타임을 뛰어야 한다. 그게 가장 큰 목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