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명 살해한 미국 못 갑니다" 이란, 월드컵 포기 없다..."美 보이콧, 월드컵은 준비 중" 멕시코로 개최지 변경 요청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3.20 13: 59

과연 이란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이란축구협회장이 다시 한번 출전 의지를 밝히며 경기 장소 변경을 요구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20일(한국시간) "이란 축구협회장은 미국은 보이콧하겠지만, 월드컵 자체를 보이콧하진 않을 거라고 밝혔다.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습을 가한 이후 이란의 월드컵 참가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라고 보도했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올여름 미국·멕시코·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 자격을 얻은 국가 중 하나다. 아시아 지역 예선을 가뿐하게 통과하면서 4개 대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이란은 벨기에, 뉴질랜드, 이집트와 함께 조별리그 G조에 배정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경기, 시애틀에서 1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만약 이란과 미국이 각 조 2위를 차지한다면 두 나라가 7월 3일 댈러스에서 토머너먼트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로 이란의 참가 자체가 어려워졌다. 현재 이란은 미국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큰 혼란에 빠져 있다. 
당연히 이란 대표팀이 미국 땅에서 월드컵을 치르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앞서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상황이 이런데 누가 정상적으로 대표팀을 그런 곳에 보내겠느냐"라며 희망을 갖고 월드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최근 FIFA가 애틀랜타에서 주최한 참가국 회의에도 유일하게 불참했다.
사실상 보이콧 선언까지 나왔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스포츠부 장관 역시 "이 부패한 정권(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우리 지도자를 암살하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를 고려할 때 어떤 경우에도 미국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이란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환영받을 거다. 하지만 난 그들이 거기에 있는 게 그들의 생명과 안전에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실상 이란의 불참을 종용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자 이란 측은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타지 회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트럼프가 이란 대표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우리는 결코 미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현재 FIFA와 월드컵 경기들을 멕시코에서 개최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 대표팀은 월드컵에 대비한 A매치 일정도 그대로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이란은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와 3월 A매치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훈련 캠프를 소화 중이다.
그런 가운데 타지 회장은 다시 한번 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파르스 통신'을 통해 "우리는 월드컵을 준비할 거다. 미국은 보이콧하겠지만, 월드컵은 보이콧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일단 멕시코 측은 이란의 조별리그 경기를 자국에서 개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경기 개최에 열려 있다. 멕시코는 모든 국가와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FIFA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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