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는 취급하지 않는다.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치면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노진혁(37)의 감각이 심상치 않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9로 완패를 당했다. 3회 빅이닝 4실점으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고 만회하지 못했다.
이날 롯데가 뽑은 2점은 모두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노진혁의 몫이었다. 노진혁은 2회 선두타자 전준우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맞이한 무사 2루 기회에서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선취 타점을 기록했다. 3회초에는 2사 후 상대 선발 토다 나츠키의 제구 난조로 잡은 2사 만루 기회에서 9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 2-0의 리드를 만들었다.


2-4로 역전 당한 뒤 맞이한 6회초에는 1사 후 다시 한 번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면서 반격의 기회를 창출했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점수는 없었다.
개막 2연승의 기세가 끊겼다. 하지만 노진혁의 타격감은 죽지 않았다. 3경기라는 극히 적은 표본이지만 3경기 타율 4할5푼5리(12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5안타 중 4개가 장타다. 2루타 3개에 홈런 1개를 기록했다. 안타보다는 장타력으로 본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비록 1루수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유격수, 3루수 등 커리어 내내 내야 왼쪽에서 수비를 봤는데 반대 방향에서 다시금 적응하고 있다. 그래도 유격수 자리에서 기본적인 수비 핸들링은 괜찮은 선수였기에 1루수만의 동작이 아닌 수비 상황에서는 견실하다.

노진혁은 올 시즌 1군 구상에 없었던 선수이기도 하다.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대만 타이난 도박 스캔들이 터지고 나서 야수 인원을 충원해야 했을 때도 노진혁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시범경기 초기 명단에도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한동희까지 시범경기 1경기 만에 내복사근 미세 파열 부상을 당하자 노진혁이 급히 호출됐다. 시범경기에서 또 다른 베테랑 김민성과 경쟁을 펼치면서 주전 1루수 자리를 확보했다. 우여곡절 끝에 기회가 왔고 또 기회를 쟁취했다.
누군가에게는 위기일 수 있다. 본래 주전 1루수로 거론됐던 한동희는 재활을 끝내고 2군에서 예열을 시작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상무 소속으로 타율 4할(385타수 154안타) 27홈런 115타점 107득점 OPS 1.155라는 ‘엽기적인’ 기록을 남기며 평정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재활 경기를 치르기 시작했고 2군 재활 경기 2경기에서 3안타, 2안타 씩을 기록했다. 3루 수비까지도 소화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31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내일(1일)과 모레(2일) 경기를 지켜보고 괜찮으면 콜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는 3일 SSG 랜더스와의 사직 홈 개막전을 콜업 시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노진혁이 지금 감각을 유지한다면 한동희가 복귀하더라도 자리를 내줄 이유가 없다. 현 시점에서 타선의 생산력을 담당하는 몇 안되는 선수인데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도 라인업에서 뺄 명분이 없다.

4년 50억원 계약의 마지막 해, 백의종군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뛰는 노진혁, 당분간은 타선의 리더 역할을 기대해볼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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