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만의 위기론인 줄 알았더니 '라디오스타'까지 2%로 역대 최저 시청률을 찍었다. 프로그램들을 둘러싼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한 MBC의 행보가 결국 대중에게는 '불통'으로 읽혀 반발심을 자극한 모양새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약칭 라스)' 959회는 전국 가구 시청률 2%로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게스트 편차가 심한 '라스' 성향상 2% 대 시청률을 기록한 적도 있었으나 2%라는 처참한 성적은 처음이다. 1% 대 위기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중 위기론에 휩싸인 것은 비단 '라디오스타'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약칭 나혼산)' 역시 지난달 27일 방송된 640회에서 4.4%로 약 5년 만에 역대 최저 시청률을 새로 썼다. 비록 '나 혼자 산다'가 지난해 말 핵심 멤버인 박나래와 샤이니 키의 연이은 하차로 고정 멤버 공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충격적인 수치였다.


더욱이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스타' 모두 10년 넘게 방송된 MBC의 간판 장수 예능인 만큼 확연히 드러나는 자체 최저 시청률 성적표가 계속해서 이목을 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스타' 모두 최근 시청자들이 제기한 논란에 '불통'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먼저 '나혼산'에서는 최근 일본의 한 출판사를 방문한 촬영이 논란을 빚었다. 인기 멤버인 웹툰작가 기안84가 평생의 롤모델로 생각했던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를 현지에서 만나게 됐는데 만남의 장소로 일본의 소학관이라는 출판사가 등장했다. 문제는 소학관이 일본에서도 아동 성범죄 작가를 은폐, 복귀 시켰다는 의혹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나혼산'에서는 소학관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전범기 욱일승천기 등장으로 국내 개봉조차 불발된 '명탐정 코난' 극장판 '절해의 탐정' 포스터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거센 질타와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제작진은 빠르게 VOD 속 장면을 삭제 조치했다. 그러나 그 뿐, 별도의 해명이나 입장 발표는 없었다. 논란 장면 편집 만으로 시청자의 의혹을 종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보다는 편집 만으로 대처하는 불통행보가 시청자 일각의 비판을 더욱 키웠다. 결국 이는 '나혼산' 최근 방송 5년 만에 최저 시청률이라는 4.4%라는 수치로 돌아왔다.

'라스'도 마찬가지다. '라스' 959회는 지난달 예고장면이 공개된 직후부터 빠르게 여론의 이목을 끌었다. 게스트 가운데 가수 조갑경이 등장했는데, 하필 조갑경의 예고가 공개된 당일 그의 아들이 전처와 파경을 맞는 과정에서 임신 중 불륜이라는 이혼 책임을 졌고, 위자료와 양육비 또한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전 며느리의 호소에도 조갑경과 남편 홍서범이 이를 외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홍서범, 조갑경 측은 이혼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며 1심 판결에서 나온 위자료 일부를 아들에게 돈을 보태 지급하게 했고, 양육비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지급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항소심은 전 며느리인 A씨가 양육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기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A씨가 친손녀의 사진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외면했다는 의혹이 홍서범, 조갑경 부부를 향한 비판 여론을 키웠다.

이처럼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이 뜨거운 와중에도, '라디오스타' 측은 별도의 해명 없이 조갑경의 출연을 강행했다. 통편집 등 분량 절제도 없었다. 물론 복수의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녹화 당시부터 조갑경은 가족에 관한 언급 보다는 '원조 군통령'으로서 토크 주제에 맞춰 개인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긴 했다. 하지만 출연 분량에 대한 시청자들의 해명 요구가 빗발치는 와중에 일절 무시하는 듯한 행보는 역시 '불통'으로 읽혔다. 결국 '라스' 또한 2%라는 역대 최저 시청률로 굴욕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이 일제히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는 상황 이는 방송사인 MBC의 불통 행보로 읽히기도 한다.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이 나란히 논란 속에 이렇다 할 해명 없이 방송을 강행하는 듯한 모습이 방송사 자체의 기조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 결과가 결국 역대 최저 시청률이라면 그 기조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소모적인 여론전일지라도 대중 다수의 해명 요구가 뜨거울 때 결국 눙치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전히 해당 프로그램들을 지켜보는 애청자들의 항변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해명이 때로는 필요한 시점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