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경쟁 탈락과 함께 2군행을 통보받은 '17승 에이스'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반등에 실패했다.
이영하는 2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6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시작은 산뜻했다. 1회초 염승원-양현종-박주홍 순의 상위 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보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삼진 3개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는데 투구수는 13개에 불과했다.

이영하는 0-0이던 2회초 선취점을 내줬다. 1사 후 김웅빈을 7구 끝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후속타자 김지석에게 내야땅볼을 유도했지만, 유격수 포구 실책이 나와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원성준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1사 1, 3루 위기는 김동헌을 3구 헛스윙 삼진, 권혁빈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극복했다.
3회초에는 2사 후 집중력이 아쉬웠다. 선두타자 염승원을 중견수 뜬공, 양현종을 3구 헛스윙 삼진 처리한 가운데 박주홍을 만나 좌중월 솔로홈런(비거리 125m)을 맞았다. 이어 임병욱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 종료.
0-2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 김웅빈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김지석, 원성준을 연달아 내야땅볼로 막고 2사 2루로 상황을 바꿨지만, 두 차례의 폭투로 허무하게 실점한 뒤 타석에 있던 김동헌을 사구로 내보냈다.
이영하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0-3으로 뒤진 4회초 2사 1루에서 좌완 이교훈에게 바통을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68개(스트라이크 42개). 이교훈이 권혁빈의 2루타에 이어 염승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승계주자 1명이 홈을 밟는 불운까지 따랐다.
2019년 17승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이영하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방황하다가 불펜으로 정착해 작년 11월 4년 52억 원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속에는 늘 선발 복귀의 꿈이 있었고, 김원형 감독 부임과 함께 선발 경쟁에 참가하며 마침내 17승 영광 재현 기회를 얻었다.

고액 연봉 및 선발 복귀에 대한 부담이 컸을까. 이영하는 시범경기에서 2경기 평균자책점 7.71의 난조를 보인 뒤 4, 5선발 최종 모의고사였던 3월 27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3⅔이닝 5실점(3자책)으로 또 흔들렸다. 당초 4선발 자리가 유력했던 이영하는 결국 선발 경쟁 탈락과 함께 2군행을 통보받았고, 김원형 감독은 최승용, 최민석을 최종 4, 5선발로 낙점했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 주말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이영하가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1군에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17승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는 데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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