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염혜란, 제주 4.3 사건으로 다시 전국민 울린다 (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6.04.02 17: 14

영화 '내 이름은'이 시대의 아픔을 다뤄온 정지영 감독과 연기로 호평받는 배우 염혜란의 손을 거쳐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 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내 이름은'(감독 정지영, 제작 렛츠필름·아우라픽처스, 공동제작 M83·비바필름, 배급 CJ CGV·와이드릴리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정지영 감독과 배우 염혜란,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이 참석해 방송인 김경식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 이름은'은 촌스러운 이름을 지우고 싶은 18살 아들 영옥(신우빈)과 손자뻘 아들을 키우는 엄마 영옥(염혜란)의 2대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제주 4.3 사건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웰메이드 미스터리 드라마 영화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로 호평받은 염혜란이 시대의 아픔을 영화적으로 풀어내온 정지영 감독과 만난 작품으로 아역배우 출신의 박지빈을 비롯해 신우빈, 최준우 등 신예들과 함께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선보인 소감에 대해 "베를린에서는 한국 교포들과 독일인들 그리고 외국 영화 관계자들의 반응은 잘 봤다. 그런데 처음으로 한국 기자 여러분께 영화를 선보이게 됐는데 진짜 궁금하다. 어떻게 보셨는지. 가슴이 두근거린다"라며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지영 감독은 '내 이름은'의 시작 계기에 대해 "4.3 사건에 대한관심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다른 분이 영화를 하실 거라 생각하고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는 남북 문제나 이데올로기 문제를 언급해야 하고, 그 이야기는 '남부군'에서도 '남영동 1985'에서도 했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해보는 건 피해보려고 안 해보려 했다. 공동 제작한 김순호 대표가 '내 이름은' 시나리오를 가져와서 읽어보고도 그때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디어 하나는 좋았다. 이름을 찾아가는 것. 그 소재로 감독님 마음대로 고쳐서 영화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길래 그 아이디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거기서 출발해 2년 동안 열심히 영화를 거쳐서 좋은 평가를 외국에서 받아보니까 김순호 대표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연출적으로 고민한 부분에 대해 "4.3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다룬다는 건 어렵다고 생각했다. 4.3에 대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모르고 금기시해서 풀린 게 꽤 됐지만 아직도 많이 모른다. 그것을 현재로부터 시작해서 4.3이 해금된 1998년도를 주무대로 하고 4.3사건이 벌어진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더 궁금해하고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영화는 국가의 폭력과 영옥이 겪은 교내 학교폭력이 교차되며 유사점을 보여준다. 정지영 감독은 "폭력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런데 사회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대개 공동체가 있는데 외부인이 들어와서 질서를 다시 잡으려 할 때 그때 '갈등'이 시작되고, 집단 폭력화된다. 비단 국가폭력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폭력도 마찬가지라 파악하고 구조를 짜봤다. 4.3 사건의 폭력이 내가 봐도 끔찍한데 그것을 추적해서 느닷없이 보여주는 것은 관객에게 충격적으로 다가갈 것 같아 학교폭력으로 완충지대를 만들었다. 또 폭력의 세습화를 보려고 했다. 뺨 때리는 것도 4.3 사건부터 1998년도까지 세습화된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폭력에 대한 엄벌을 발언해 화제를 모은 바. 정지영 감독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폭력을 제주도에서 이야기하셨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전에 영화를 시작했다. 만들기 시작한 것도 그 이전"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에도 4월 3일에 개봉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우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 극장과 배급업자 사정에 따르고자 했다. 타이밍이 맞았다고 할까. 바로 4월은 그런 국가 폭력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의 개봉 시기를 잘 선택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4.3의 폭력은 이름도 정하지 못한 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여전히 그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1998년을 살고 있는 학생들은 그 폭력을 극복했다. 주인공이 다시 우정을 찾고 연대를 하면서. 국가 폭력이든 무엇이든 우정의 회복과 연대를 통해 그 폭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폭력이든 그 폭력에 맞설 수 있는 것은 단 한 사람의 저항이 아니고 극복하자면 연대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우빈은 "감독님께서 '연대'를 말씀해주셨으니 저는 '가족'이라는 키워드로 또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들의 연대, 사회의 연대도 있겠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엄마 아들과의 관계도 영옥이라는 캐릭터는 극 중 민수에게 행동하는 게 변해가고 다시 되돌아가는 게 엄마의 영향도 있지 않을 거라고 봤다. 가족의 영향도 있을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염혜란은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에 이어 '내 이름은'의 정순으로 또 한번 '제주 어멍'으로 변신한다. 이에 그는 "광례에 비하면 정순은 명이 길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커다란 아픔을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것 중에서는 질곡의 한국의 역사를 온몸으로 견뎌온 어머니라는 점이 같았다. 다른 점이라고 하면 인물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잊고 살아도 괜찮고 불편할 뿐이지 굳이 그러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그래서 처음부터 아픔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아니라 생활의 불편함을 갖고 있다가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염혜란은 디테일한 감정 연기에 대해 "제주 4.3 사건들을 다룬 작품들이 워낙 많은데 그 작품들을 참고했다. 그 중에서도 '증언집'이 도움이 됐다. 실제로 겪은 분들의 증언, 창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모습을 인상 깊게 참고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4.3 사건 이라는 실화 기반 영화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었을까. 염혜란은 "실제로 있던 일이기 때문에 굉장히 접근이 조심스럽긴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문학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이야기가 과거에 머물고 있지 않아서 좋았다. 과거 4.3사건만 다루지 않고 올해 78주기인 사건을 현재에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줘 좋았다. 정순도 평평하게 보지만은 않고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인물이 다층적으로 보였다. 작품적으로도 메시지도 좋지만 캐릭터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젊은 배우들은 책으로만 접했던 4.3사건을 영화에서 어떻게 바라보게 됐을까. 영옥 역의 신우빈은 "4.3사건을 다룬 영화이긴 하지만 4.3사건에 대해서 보여준다기 보다 그 사건을 겪은 한 가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내가 연기하면 안 될 것 같고 솔직히 4.3 사건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시나리오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 사건을 겪은 한 가정, 화목했던 모자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처음엔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시나리오를 읽으면 읽을수록 괜찮았고 우리 엄마, 아빠도 생각나서 최대한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영옥의 친구 민수 역의 최준우는 "처음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처음에 이 영화의 내용이 4.3사건을 다룬다는 걸 알고 민수를 연기할 때 어떻게 생각하고 임해야 할까 고민하는데 자꾸 4.3사건만 생각하게 되니까 오히려 중압감이 들어서 최대한 사건을 겪은 가정이 있는 영옥이를 다루는 민수라 생각했을 때 민수에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돼서 캐릭터에 초점을 두고 영옥이가 조금 더 어디론가 빠져나가려고 하면 최대한 중심을 잡아줄 수 있게 최대한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영옥과 민수를 괴롭히는 전학생 경태 역의 박지빈은 "경태는 그때에도 지금도 충분히 존재하는 캐릭터라고 봤다. 경태라는 인물이 주인공인 영옥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만드는지를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께도 자문을 구하며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많이 어려운 캐릭터였다. 전작에서 한 빌런 캐릭터도 있었는데 이건 또 다른 빌런이지만 조심스러운 부분이 컸다. 그래서 감독님께 많이 의지를 했다. 현장에서 씬, 컷 하나하나 어떤 감정일지 어느 정도의 표현일지 많이 여쭤봤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신우빈은 "사실 4.3 사건에 대해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이 없다. 제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영화를 하게 되면서 영상 자료들을 찾아봤다. 실제 정순의 집에 4.3을 겪은 분의 집이다. 그 집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저도 뭔가 조심스러워 지더라. 심지어 그 집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염혜란 선배님과 케미스트리도 좋아야 하고 엄마와 아들이 친해야 하니까 가장 마지막에 찍었는데 뭔가 영화에 대한 긴장도 풀리고 연기에 대한 긴장도 풀렸지만 이상하게 그 집에서 찍으니까 저도 모르게 조심스럽긴 하더라. 아직도 내가 4.3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더불어 최준우는 "저는 중학교 후반, 3학년 즘에 역사 시간에 4.3사건에 대해 들은 기억이 났다. 솔직히 그때는 학생이라 역사 점수가 중요하지 깊이 파야곘다고 생각하진 못했다. 그냥 외웠다. 죄송하지만 깊이 알진 못했다. 그런데 이 작품에 임하면서 4.3사건이 뭔지는 알아야겠다는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들어서 우빈 배우님 말처럼 영상도 찾아보고 실제 겪은 분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 전에 ‘지슬’도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영화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박지빈은 "이 영화를 통해서 경태가 영옥에게 주는 메시지에 조금 더 집중했다. 영화를 함께 하면서 저도 몰랐던 역사를 알게 된 작품인 것 같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경태라는 역할이 왜곡되지 않게 잘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영화는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피해자, 광주 민주화 항쟁 피해자를 다루며 한국 현대사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아픔 전반을 녹여낸다. 이에 정지영 감독은 "석하고 분석하는 재미를 제가 뺏으면서 설명한다는 건 조금 난처한데, 질문이 나왔으니 내가 생각했던 바를 언급하자면 저는 염혜란 씨가 연기한 정순이를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훑었다. 폭력의 역사. 가장 큰 폭력이다. 광주, 베트남 전쟁, 제주도 4.3사건도. 그게 우리들의 얼굴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맛보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 말을 일부러 주인공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메타포를 갖고 가면 연기자가 의식하고 연기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살아있는 생명인데. 그런 생각으로 주인공의 삶을 그려봤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정지영 감독은 "아픈 이야기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한다. 도와 달라. 이 영화의 마지막에 올라간 자막에 담긴 이름 덕분에 탄생했다. 특정 투자자가 아니라 텀블벅을 통해 1만 명의 사람들이 4억 원을 모아줬고 그걸 씨드머니로 해서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고 지원도 받아 만들어진 영화다. 이런 영화를 만들려면 요즘 시세로 볼 때 60억 원 내지 70억 원은 들어야 한다. 그런데 연기자와 스태프들도 희생해주면서 저까지 희생했다. 조금 더 잘 찍어야 하는데 날짜에 한계가 있었다. 제작비가 부족하니. 그러니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염혜란 또한 "귀하게 세상에 나온 작품 잘 부탁드린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내 이름은'은 오는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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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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