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이 작년 타격왕의 타율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올해 프로야구 최고 연봉을 받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타격 부진이 심상치 않다.
양의지는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4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사구 1득점에 그쳤다.
양의지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사구를 얻은 뒤 이유찬의 밀어내기 볼넷 때 동점 득점을 올리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의 출루는 없었다. 3회초와 6회초 우익수 뜬공, 9회초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침묵하며 시즌 타율이 5푼9리에서 5푼까지 떨어졌다.


양의지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창원에서 NC 다이노스를 만나 3타수 무안타,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개막시리즈였기에 방망이 예열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지만, 대구로 이동해서도 반전은 없었다. 31일 삼성전에서 양의지에게 좀처럼 볼 수 없는 6타수 무안타라는 무기력한 기록이 나오며 3월 한 달을 14타수 무안타로 마쳤고, 4월 1일 드디어 감격의 첫 안타가 나왔으나 2일 다시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양의지의 초반 침체가 더욱 의외인 건 그가 지난해 KBO리그 타격왕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38살의 늦은 나이에 130경기 타율 3할3푼7리 153안타 20홈런 89타점 OPS .939의 화력을 과시하며 당당히 타율 1위를 차지했던 터. 그럼에도 양의지는 팀이 9위 수모를 겪었다며 안주하지 않고 착실히 2026시즌을 준비했는데 5경기 결과는 충격 그 자체다. 20타수 무안타에 볼넷은 없고, 득점권 타율은 0이다.
지난 2023년 4+2년 최대 152억 원에 친정 두산으로 컴백한 양의지는 올해 KBO리그 연봉킹이다. 지난달 KBO가 공개한 2026 KBO리그 선수단 연봉 현황에 따르면 양의지는 연봉이 16억 원에서 42억 원으로 26억 원 인상되며 역대 KBO리그 최고 연봉 상승액을 기록했다. 2026년 등록선수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으며, 21년차 최고 연봉이었던 SSG 랜더스 최정의 2025년 17억 원 기록도 경신했다.
큰 금액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 두산 공식 SNS 게시글마다 양의지의 부진을 아쉬워하는 댓글이 수백개씩 달리는 이유다.

타격 부진은 비단 양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물론 4번에서 20타수 1안타 침묵한 양의지도 책임이 있지만, 두산은 5경기에서 팀 타율(2할7리), 득점(19점), OPS(.620) 모두 꼴찌 수모를 겪었다. 팀 득점권타율도 2할9리로 두산보다 낮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1할8푼8리) 뿐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 삼성 타선을 팀 홈런 1위, 타율 2위로 이끈 이진영 타격코치를 어렵게 모셔왔으나 아직은 효과가 미비하다.
기나긴 원정 5연전을 마친 두산은 3일부터 홈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두산 팬들은 창원, 대구에서 고전한 타자들이 익숙한 홈에서 반등 계기를 마련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늘 그렇듯 치지 않으면 이기지 못하며, 이제는 쳐야할 때가 됐다. 1승 1무 3패 8위에서 위로 올라가기 위해 양의지를 비롯한 중심타자들의 각성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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