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데 제르비 토트넘 홋스퍼 신임 감독이 다음 시즌 절대 팀을 버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미러'는 3일(이하 한국시간) "데 제르비가 심지어 토트넘이 강등되더라도 자신은 떠나지 않고 남을 거라고 확언했다. 토트넘의 이번 시즌 세 번째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어떤 결과가 닥치든 팀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보도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지난 1일 토트넘에 공식 부임했다. 토트넘의 올 시즌 3번째 지도자다. 개막 전 야심 차게 데려왔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성적 부진 끝에 지난 2월 경질됐고, 소방수로 나선 이고르 투도르 감독도 프리미어리그 1무 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토트넘은 데 제르비 감독의 승낙을 받아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여럿 제시했다. 5년 장기 계약과 프리미어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연봉은 물론이고 과거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구단 운영 전권까지 약속했다.

토트넘이 이토록 낮은 자세를 취한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토트넘은 17위까지 추락하면서 1977년 이후 약 50년 만의 강등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격차는 단 1점에 불과하기에 당장 다음 라운드 결과에 따라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 있다.
최근 분위기도 이보다 나쁠 수 없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13경기째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2026년 들어 1승도 없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토트넘 단 한 팀뿐이다.
벼랑 끝까지 몰린 토트넘은 데 제르비 감독에게 모든 걸 걸었다. 사실 데 제르비 감독은 여름까지 기다렸다가 토트넘 지휘봉을 잡길 원했지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구단 보드진과 협상 과정에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데 제르비 감독이 강등 시 계약 해지 등 최소한의 안정 장치를 뒀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7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잔류를 자신하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데 제르비 감독의 토트넘 부임 후 첫 인터뷰 내용은 그 예상을 뒤엎었다. 먼저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내게 큰 도전이며 하루빨리 시작해서 선수들과 함께 작업하고 승리를 거두고 싶다. 최근 경기를 포함해 정말 많은 경기를 지켜봤다. 우리 선수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데 제르비 감독은 "토트넘에게 힘든 시기라는 걸 정말 잘 알고 있다. 토트넘의 모든 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이 상황을 타개할 능력이 있다. 난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 선수들이 어떤 수준인지 기억해야 한다. 우리 팀엔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에도 무조건 토트넘을 지휘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만약 팀이 챔피언십으로 추락해도 토트넘에 남아 재승격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데 제르비 감독은 "이제 선수들의 자신감을 되찾고, 그들이 가진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플레이를 해왔는지 경기장에서 증명해야 한다"라며 "난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no matter what)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 감독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데 제르비 감독은 5일 선덜랜드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앞서 열리는 웨스트햄 경기 결과에 따라 킥오프 전 토트넘은 강등권으로 추락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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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스카이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