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순간, 그러나 결과는 냉혹했다. 유럽 5대리그 최초의 여성 사령탑이라는 상징적인 데뷔전,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무대에서 우니온 베를린은 무너졌고 마리 루이즈 에타 감독은 첫 경기부터 패배라는 현실을 마주했다.
우니온 베를린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볼프스부르크에 1-2로 패했다. 경기 결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 한 판이었다. 에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이자, 유럽 프로축구 5대리그 남자팀 역사상 최초로 여성 감독이 벤치에 선 순간이었다.
구단의 선택은 분명했다. 잔류 경쟁 속에서 기존 체제로는 반전을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시즌 종료까지 남은 5경기를 맡길 승부수로 에타 감독을 택했다. 파격적이면서도 상징적인 결정이었다. 하지만 시작은 험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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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전반 11분 패트릭 비드머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시작 직후 수비 조직이 무너지며 제난 페이치노비치에게 추가 실점했다. 순식간에 0-2로 벌어졌다.
베를린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40분 올리버 버크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경기장은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결정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후반 12분 안드레이 일리치의 헤더는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추가시간 혼전 상황에서 다닐료 두키의 슈팅은 골키퍼 발에 막히며 동점 기회를 놓쳤다. 결국 경기는 1-2 패배로 마무리됐다.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 베를린은 8승 8무 14패, 승점 32로 11위에 머물렀다. 겉으로는 중위권이지만, 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6위 장크트파울리와의 격차는 승점 6에 불과하다. 남은 5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부상 변수도 부담이다. 정우영은 지난달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공격과 측면에서의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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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볼프스부르크는 이날 승리로 12경기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6승 6무 18패, 승점 24로 17위에 머물렀지만 흐름을 바꿀 발판을 만들었다.
역사적인 시작은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잔류 경쟁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에타 감독에게 남은 시간은 단 5경기. 기록을 넘어 생존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시작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