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랜던 도너번이 LAFC 손흥민을 둘러싼 최근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결론은 단순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다르고, 그래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매체 ‘애슬런 스포츠’는 18일(한국시간) 도너번이 팀 하워드와 함께하는 팟캐스트 ‘언필터드 사커’를 통해 손흥민의 현재 경기력에 대해 직접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최근 손흥민이 골 없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두고 일부 시선이 엇갈렸지만, 도너번의 평가는 오히려 단호했다.
그는 “손흥민은 내가 선수였던 어느 시점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의 선수다. 그는 괜찮을 것이다. 솔직히 골을 넣지 못하는 게 뭐가 중요하냐. 그는 경기에서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단순한 옹호가 아니었다.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가 손흥민의 현재 가치를 정면으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기록만 들여다봐도 손흥민의 시즌 초반은 특이하면서도 압도적이다. MLS 개막 후 6경기에서 아직 골은 없다. 하지만 도움은 무려 7개다. 리그 도움 선두다. 특히 지난 5일 올랜도 시티전에서는 전반에만 4도움을 몰아치며 MLS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골이 없다는 이유로 아쉬움을 말할 수는 있어도, 경기 영향력까지 의심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지금 LAFC 공격의 시작점과 종착점을 동시에 책임지는 선수가 손흥민이다. 그는 단순한 스트라이커처럼 박스 안에서 마무리만 기다리는 선수가 아니다. 아래로 내려와 공을 받고, 좌우 측면과 하프스페이스를 넘나들며 연결고리를 만든다. 때로는 직접 전개를 열고, 때로는 마지막 패스로 동료의 득점을 돕는다. 지금 손흥민은 골잡이라기보다 공격 구조 자체를 움직이는 엔진에 가깝다.
도너번이 본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손흥민은 지금 골이 멈춘 선수가 아니라, 방식이 달라진 선수에 가깝다. 애슬런 스포츠도 이 흐름이 토트넘 시절과 닮아 있다고 짚었다. 해리 케인을 살리던 조력자의 얼굴과, 직접 경기를 끝내던 에이스의 얼굴을 모두 가졌던 시절처럼 지금도 손흥민은 한 역할에 갇히지 않는다. LAFC에서는 그 다재다능함이 더 전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중요성은 손흥민이 빠졌을 때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 LAFC는 손흥민과 위고 요리스를 휴식 차원에서 제외한 포틀랜드 원정에서 1-2로 패하며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개막 후 이어오던 무패 흐름도 그 경기에서 끊겼다. 손흥민이 없자 공격은 전체적으로 뻑뻑해졌고, 상대를 흔드는 최종 장면의 완성도도 확연히 떨어졌다. 득점이 없다는 사실보다, 있을 때와 없을 때 팀이 얼마나 달라지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경기였다.
결국 도너번의 발언은 감성적인 찬사가 아니다. 손흥민이 지금 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왜 여전히 핵심인지 정확히 짚어낸 분석에 가깝다. 득점은 잠시 멈췄다. 하지만 손흥민의 축구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골 대신 경기를 움직이고, 동료를 살리며, 팀의 공격 전체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도너번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확인해줬다. 손흥민은 지금도, 그리고 분명하게, LAFC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