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살목지'가 23년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공포영화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고 보니 핸드폰도 안 터지던 오싹한 촬영자에서, 크랭크인 날짜로부터 딱 1년 만의 성과였다.
최근 영화 '살목지'(감독 이상민,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더 램프)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한국 공포영화의 300만 관객 돌파는 지난 2003년 영화 '장화, 홍련'이 기록한 약 310만 여 명의 관객몰이 이후 무려 23년 만의 대기록이다. 12일 오전까지 '살목지'는 누적관객수 303만 7403명을 기록하며 여전히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 이에 OSEN이 작품의 제작사 더램프의 박은경 대표를 만나 영화의 비화를 들어봤다.
"'살목지'는 정말 기획부터 유독 빨랐다"라고 회상한 박은경 대표는 작품의 시작에 대해 "작년 2월에 초고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300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 10일이 딱 작년 크랭크인 첫 날이었다. 그날 비가 와서 첫 촬영인데도 단 세 컷만 찍고 접었는데 그때는 '아 어쩌나'하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반전처럼 희비가 달라졌다"라며 눈을 빛냈다.

특히 그는 "실제 촬영장에서 휴대폰도 안 됐다.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길 끝까지 나가야 간신히 통신이 됐는데 현대 사회에서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에서 가뜩이나 밤 촬영, 수중촬영 등을 소화해야 한다는 그 상황 자체가 공포였다. 정말 모두의 파이팅으로 잘 이겨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나중에는 누구 한 명이 통신이 되는 곳에 안테나를 세워뒀더라"라고 웃었다.

영화의 시작은 지난 204년 9월 공포 장르에 대한 박은경 대표의 열망에서 출발됐다. 박은경 대표는 "어떤 공포영화를 보다가 문득 공포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저희가 휴먼 장르를 많이 했는데 장르를 다양하게 해보고 싶기도 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개인적으로 공포영화 매니아라 하기엔 어려운데 스트레스 받을 때 보면 재미있고 좋다는 느낌은 있었다. 공포는 가장 작은 단위의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갖고도 독자적인 판타지와 세계관을 구현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장르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믿어준다. 오직 공포장르만이 가능한 지점이다. 그 설정 안으로 사람들이 친숙하게 들어갈 수 있는 묘한 힘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극장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호러는 역시 밀폐된 공간에서 소리를 질러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장르다. 또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즐기기에 좋은 월드 와이드가 매력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충무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던 박은경 대표가 이상민 감독의 '돌림총'을 인상 깊게 보며 인연이 시작됐다. "단지 총이 떨리는 이야기인데 호러 느낌이 나는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박은경 대표는 "제가 사실 신인감독 계약을 잘 안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데 무슨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를 몰라서. 그런데 호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상민 감독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처음엔 박은경 대표가 '살목지'와 쌍둥이 저수지에 관한 이야기를 제안했단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이 "재미없다"고 단칼에 잘랐다고. 박은경 대표는 "오히려 고마웠다"라고 웃으며 "그럼 더 재미있는 걸 해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1년 정도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작년 2월에 초고가 나오면서 지금의 '살목지' 구조가 탄생했다"라고 밝혔다.
인연의 시간은 두터웠으나 정작 초고부터 크랭크인, 작품 개봉과 흥행까지 '살목지'는 단 1년 여 만에 빠르게 빛을 봤다. 공포영화가 전통적으로 여름 개봉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례적인 성과다. 빠른 작업과 결정에 대해 박은경 대표는 "'살목지' 촬영을 여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컸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결정은 되도록 빨리 하려 한다. 감독님들의 시나리오도 보통 그 날 바로 읽는다. 빠르다고 다 올바를 수는 없지만, 저를 믿지 않고 생각보다 많이 물어보기 때문에 그러는 편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조차 "'살목지'는 유독 빨랐다. 고민의 순간이 없었다. 이상할 정도다. 제가 이상민 감독과 리드 타임이 있다 보니 빨라졌던 것 같기도 하다. 스태프 분들도 같이 했던 분들이 많았고, 덕분에 다들 믿고 빠르게 작업할 수 있던 듯 하다"라고 말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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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더램프, 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