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에서 실패를 맛본 사비 알론소(45)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는다. 불과 4개월 만의 현장 복귀다.
첼시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론소를 남자 성인 팀 신임 감독으로 임명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첼시에 따르면 알론소 감독은 오는 7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
첼시는 알론소 선임 배경도 설명했다. 구단은 “알론소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레버쿠젠에서 유럽 최고 수준의 지도 경험을 쌓았다”고 밝혔다. 이어 “레버쿠젠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알론소의 첼시행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알론소가 첼시와 계약서에 서명했다. 2030년 6월까지 계약이 완료됐다”고 알렸다.
알론소에게는 반전의 기회다. 그는 지난 1월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서 경질된 뒤 무직 상태였다. 레알에서는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레알 출신 지도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차가웠다.
그러나 알론소의 지도력 전체를 실패로만 볼 수는 없다. 레버쿠젠 시절은 달랐다. 그는 2024년 레버쿠젠을 이끌고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다. 구단 역사상 첫 리그 우승이었다. 국내 더블까지 달성하며 지도자로서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물론 유럽 무대에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레버쿠젠은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아탈란타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래도 알론소가 레버쿠젠의 황금기를 열었다는 평가까지 지워지지는 않았다.
첼시도 변화가 필요했다. 첼시는 지난달 리암 로세니어 감독을 경질한 뒤 새 사령탑을 찾았다. 안도니 이라올라, 마르코 실바, 올리버 글라스너 등 여러 후보가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은 알론소였다.
현재 첼시는 칼럼 맥팔레인 임시 감독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FA컵 결승에서 0-1로 패하며 우승컵을 놓쳤다. 구단 수뇌부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알론소에게 다시 큰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알론소 감독도 각오를 밝혔다. 그는 첼시 구단을 통해 “첼시는 세계 축구에서 가장 거대한 클럽 중 하나다. 이 위대한 클럽의 감독이 돼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주 그룹, 스포츠 디렉터진과 대화를 통해 우리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했다. 우리는 꾸준히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고 우승을 다툴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레알에서는 실패했다. 하지만 첼시는 알론소의 레버쿠젠 시절을 봤다. 이제 알론소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실패한 레알 감독인지, 검증된 젊은 명장을 레알이 망친 것일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