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종영 이후에도 역사왜곡 논란으로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사 강사 최태성과 서경덕 교수가 잇따라 목소리를 내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작품 폐기론과 정부 지원금 회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앞서 ‘21세기 대군부인’은 지난 11회에서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즉위식 장면 속 구류면류관과 ‘천세’ 표현 사용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황제를 상징하는 십이면류관과 ‘만세’ 대신 제후국을 뜻하는 요소가 등장하면서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던 상황.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고,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도 직접 사과문을 공개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아이유는 팬들과의 단체 관람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우들에게 책임이 과도하게 쏠린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큰별쌤' 최태성은 19일 추가 입장을 내고 “어제 올린 글로 인해 상처받았을 배우님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최태성은 “아이유 배우님이 단관 때 우시는 모습과 변우석 배우님의 자필 편지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배우들에게 전문적인 역사 용어나 상황까지 모두 이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증 시스템이 단단한 갑옷이 되어 배우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늘 헐렁해서 결국 배우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사람을 공격하기보다 더 단단한 고증 시스템 구축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할 때 고증이 어디서,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며 역사물 고증 연구소 설립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서경덕 교수 역시 같은 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그는 SNS를 통해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함께 보는 콘텐츠라면 정확한 고증뿐 아니라 주변국 역사 왜곡 상황까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SBS ‘조선구마사’와 이번 사례를 거울삼아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론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300억 원 규모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연기력 논란부터 설정 문제, 역사왜곡 논란까지 이어지며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작품 폐기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측이 해외 유통 지원사업 관련 정부 지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며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
다만 지원금 성격이 제작비 자체가 아닌 해외 쇼케이스 및 참가 지원 성격이었던 만큼 실제 환수 여부는 법적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드라마 한 편의 실수를 넘어, K-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금 역사 콘텐츠를 어떤 시스템으로 검증하고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제작진과 배우 개인 책임을 넘어 보다 체계적인 역사 고증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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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21세기대군부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