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는 예고됐지만 본선은 남았다…정몽규 회장 떠난 자리에 선 축구협회와 홍명보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5.31 09: 1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물러난다. 시점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대표팀에는 적지 않은 파장이 남았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정몽규 회장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3년 제52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13년 만의 퇴진 선언이다. 그는 재임 기간 여러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마지막 소임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발표 시점은 이례적이었다.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대표팀 내부도 사전에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은 축구협회 행정 논란, 감독 선임 과정 논란, 팬 여론 악화 속에서 본선을 준비해 왔다. 여기에 회장 사퇴 선언까지 더해지면서 대표팀 주변의 소음은 더 커졌다.
정 회장 사퇴는 축구 팬들의 오랜 요구와 맞닿아 있다. 한국 축구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 운영과 협회 행정 전반을 두고 거센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경질,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 등이 겹쳤다. 팬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정 회장 퇴진을 요구했고, 대표팀 홈 경기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번 발표가 곧바로 모든 문제를 끝내지는 않는다. 사퇴 시기가 월드컵 이후로 정해진 만큼, 정 회장은 본선 기간까지 협회장 역할을 유지한다. 월드컵이 끝난 뒤 실제 사직서가 제출되면 협회는 후속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차기 회장 선출, 직무대행 체제, 행정 공백 최소화가 모두 숙제로 남는다.
대표팀을 향한 시선도 복잡해졌다. 일부 팬들은 사퇴 선언을 계기로 응원 분위기가 회복되길 기대한다. 반면 월드컵 직전의 갑작스러운 발표가 선수단 집중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전술과 컨디션, 상대 분석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협회 이슈까지 질문받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더 복잡하다. 대표팀은 이제 외부 이슈를 통제할 시간이 없다. 선수단은 고지대 적응, 본선 상대 분석, 주전 조합 확정에 집중해야 한다. 회장 사퇴 선언이 팬들의 불만을 일부 누그러뜨릴 수는 있지만, 경기력 문제까지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대표팀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월드컵 본선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다.
협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퇴 선언 이후에도 월드컵 기간 행정 지원, 현장 대응, 선수단 보호는 계속되어야 한다. 마지막 업무가 대표팀 지원이라면,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을 만들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정몽규 시대는 끝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월드컵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협회는 마지막까지 지원 체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하고, 대표팀은 행정 이슈와 거리를 둔 채 경기장 안에서 답을 내야 한다. 사퇴 선언의 평가는 월드컵 이후에 다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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