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집안의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가정폭력견’ 프리. 하지만 ‘개통령’ 강형욱이 마주한 집안의 진짜 진실은 쿠데타가 아닌, 보호자의 통제력이 상실된 ‘무정부 상태’였다.
지난 10일 오후 10시 방송된 채널A 반려견 갱생 리얼리티 '개와 늑대의 시간2' 21회에서는 다른 반려견들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군림하려 했던 늑대 3호, '고양 가정폭력견' 프리의 충격적인 사연과 반전의 솔루션 과정이 공개됐다.
다둥이견 가정의 평화에 균열이 생긴 건 막내견 프리가 성장하면서부터였다. 어느 날 펫캠에 포착된 영상은 그야말로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첫째 보더콜리 '망고'의 얼굴이 피범벅이 될 정도로 처참한 다툼 장면이 담긴 것. 한 달에 무려 5~6번씩 이어지는 프리의 무차별적인 공격 때문에 보호자들은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숨 막히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화면 속 모든 원인은 프리에게만 있는 것처럼 보였다. 프리는 자신의 밥그릇을 내팽개치고 다른 반려견들의 밥그릇을 사납게 검사하는가 하면, 놀이를 할 때도 유독 망고의 장난감에만 강박적으로 집착했다. 산책 중에도 망고의 진로를 방해하며 거칠게 입질을 시도하는 행동이 반복됐다.
하지만 현장에 출격한 강형욱은 프리의 행동 너머, 세 마리의 관계 구조와 보호자들의 생활 환경을 날카롭게 짚어내기 시작했다. 특히 프리의 공격성이 유독 망고에게만 집중된다는 점에 주목하며,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집안의 무너진 리더십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진짜 문제는 반려견들끼리의 갈등을 방치한 보호자들의 태도에 있었다. 프리가 으르렁거리면 다른 반려견들은 물론, 보호자들 역시 혹시라도 싸움이 커질까 봐 늘 쩔쩔매며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
이를 매섭게 지켜본 강형욱은 "개가 만든 험악한 분위기에 모든 가족이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정곡을 찔렀다. 이어 "세 마리가 모여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반려견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왕처럼 통제하는 현재의 상황을 향해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는 따끔한 독설 진단을 내려 보호자들을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
보호자들의 아쉬운 케어 환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세 마리를 충분히 산책시키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보더콜리 망고는 보호자들에게 끊임없이 놀아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결국 활동량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보더콜리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엉뚱한 갈등과 문제 행동으로 분출되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강형욱은 반려견별 '개별 산책'과 프리를 위한 '자기주도적 학습 훈련'이라는 맞춤형 처방전을 제안했다. 특히 프리에게는 다른 개를 억누르고 통제하는 나쁜 습관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쿨하게 선택하는 경험을 늘려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솔루션이 본격화되자 기적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 강형욱이 망고를 안정적으로 통제하며 보호자의 권위를 세우자, 프리 역시 더 이상 망고의 행동에 집착하지 않고 처음으로 자신의 훈련에 얌전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다른 개를 감시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워가기 시작한 것.
반려견들의 유혈 사태 걱정에 출산 계획까지 미뤘을 정도로 가슴을 졸였던 보호자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들의 진짜 성향을 더 깊게 알게 됐다"라고 감격어린 소감을 전했다. 단순한 행동 교정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 이들의 집구석에는 오랫동안 잊혔던 따뜻한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
/nyc@osen.co.kr
[사진] 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