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의 월드컵 돋보기]'힘들게 올라가는 이탈리아, 갈수록 좋아질 것'
OSEN 기자
발행 2006.06.27 08: 06

[6월 27일 이탈리아-호주(카이저스라우테른, 16강전)]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는 역시 견고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호주가 앞섰지만 실속은 이탈리아가 있었다.
호주가 모든 선수들이 몸싸움에 강하고 투지와 근성을 발휘한 데다 볼을 오래 소유하고도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것은 공격력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탈리아의 수비 조직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호주 선수들은 수준급 볼 컨트롤 능력과 패싱력을 보여줬다. 빈 공간의 동료들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아주 좋았다. 하지만 스피드 변화가 필요한 공격 전환시 템포가 너무 일정해 결정적인 찬스 포착이 안됐다. 이 점에서 이탈리아와 차이가 났다.
즉 호주는 서두르지 않고 패싱 게임 위주의 경기를 펼친 것은 좋았으나 공격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여 단단한 이탈리아 수비를 별로 괴롭히지 못한 반면 이탈리아는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들어가는 스루 패스와 공격수들의 공간 침투가 좋았고 속도에 변화가 있었다. 그 결과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득점할 수 있는 장면을 호주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냈다.
호주로서도 조별리그서는 화끈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지만 녹다운 방식의 16강전부터는 쉬운 경기가 없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탈리아 또한 이날 매우 고전했다. 경기 초반 10분 가까이 전혀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강력한 압박 능력이 있음에도 호주의 패스워크가 워낙 잘 이뤄져 미드필드에서 제대로 달라 붙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탈리아는 전반에 다소 밀리면서도 찬스는 더 많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전반 막판 수비수 마테라치가 퇴장 당한 이후에는 수적 열세로 인해 후반 들어 전반에 비해 내용이 떨어지면서 결국 종료 휘슬 직전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행운 덕에 16강전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역시 강팀이다. 선수 구성도 좋다. 패싱력 있는 선수와 슈팅력 있는 선수,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토니처럼 헤딩력 슈팅력과 수비를 등지는 능력을 지닌 공격수와 후반 투입돼 활력을 불어 넣은 토니 같이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존재를 보유하고 있다.
또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큰 대회서 무엇보다 중요한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모든 선수가 자국리그 소속이라 호흡을 지속적으로 맞출 수 있는 여건도 팀워크의 조화를 이루는 데 크게 보탬이 되고 있어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8강전서는 우크라이나와 맞붙게 돼 대진운까지 따르고 있어 무난히 4강에 올라 결승 진출까지 넘볼 만하다. 28일 새벽 벌어질 브라질-가나전 및 스페인-프랑스전 승자들끼리 벌일 8강전서 올라오는 팀과 준결승서 만나게 돼 독일-아르헨티나전, 잉글랜드-포르투갈전으로 짜여진 반대편 시드보다 편한 쪽에 있다.
OSEN 해설위원(김희태포천축구센터장, 전 대우 로얄스 감독)
27일 새벽 벌어진 호주전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토티(왼쪽)가 델 피에로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카이저스라우테른=송석린 기자 s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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