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웅의 야구 기록과 기록 사이]인정받지 못한 조성환의 포구, 그 이유와 기준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0.08.06 10: 29

야구에서 수비 측이 공격 팀의 선수를 아웃 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포구와 태그의 두 가지가 있다. 포구는 날아오는 타구나 송구를 야수가 손이나 글러브를 이용해 잡는 행위를 말하며, 태그라는 것은 공을 들고 공격 팀 선수의 몸이나 루에 접촉하는 행위를 말한다.
웬만큼 야구경기를 볼 줄 아는 사람에겐 크게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야구규칙이다. 그런데 수비의 근간이 되는 이 포구와 태그행위의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구석이 많은 편이다.
지난 7월 31일 롯데와 LG의 경기가 열렸던 부산 사직구장, LG의 4회초 공격에서 2루수 조성환은(롯데) 선두타자 이진영(LG)의 1루수 뒤쪽으로 떨어지는 플라이 타구를 전력으로 쫓아가 노바운드로 글러브에 집어넣는데 성공했지만, 슬라이딩의 여세로 글러브가 땅에 부딪치며 공이 튕겨져 나오는 바람에 끝내 정식 포구로는 인정받지 못한 일이 있었다.

당시 조성환을 비롯한 롯데의 야수들은 조성환이 공을 잡아낸 후 한참을 미끄러져 나가다 공을 떨어뜨린 것이기 때문에 아웃이 아니냐고 잠시 어필을 하기도 했지만, 포구와 관련해 규정되어 있는 야구규칙 문구를 그대로 대입해 보면 정식 포구가 아닌 것으로 귀결된다.
규칙<2.15>에는 포구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려놓고 있다.
‘야수가 날아가는 타구나 송구를 손 또는 글러브로 확실하게 잡는 행위를 가리킨다. 모자나 프로텍터, 주머니 또는 유니폼의 다른 부분으로 잡은 것은 포구가 아니다. 또 공을 잡는 것과 동시이거나 그 직후에 다른 선수나 펜스에 부딪치거나 넘어져서 공을 떨어뜨렸을 때는 포구가 아니다. (중략)
그러나 야수가 공을 잡은 뒤 송구동작으로 이어진 다음에 공을 떨어뜨렸을 때는 포구로 인정된다’
이 논리에 의하면 조성환의 포구는 비록 포구와 낙구에 있어 시차상의 갭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공을 잡은 직후에 이어지는 여세로 땅에 부딪쳐서 공을 떨어뜨린 것이기에 포구로는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음날, 롯데의 중견수 전준우도 외야 플라이타구를 잡은 후, 송구를 위해 공을 꺼내려다 땅에 흘리는 모습이 있었는데 심판원이 재삼 아웃을 확인해 준 이유는 일명 ‘넥스트 플레이(포구와 관계없는 플레이)’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포구시도의 여세가 아니라 포구와는 상관없는 다음 플레이로 이어가는 과정에서 볼을 떨어뜨린 것으로 해석되면 낙구 이전의 포구는 유효가 된다.
또한 얼마 전, 롯데의 송승준 투수가 1루쪽 땅볼타구 때 1루로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1루수 박종윤이 토스해 준 공을 한번에 잡아내지 못하고 더듬다가, 나중에 손이 아닌 팔꿈치 부분과 옆구리 사이에 끼어 정지된 공을 가리키며 포구한 것이라고 의사표시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역시 포구의 정의에 비추어 볼 때 결격사유가 짙다.
한편 지난 6월 13일 두산과 SK전(잠실)서는 6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두산의 2루수 고영민이 박경완의 땅볼타구를 잡아 2루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격수 손시헌에게 송구를 하려다 공이 글러브에서 빠지지 않자 글러브를 통째로 던져 1루주자를 포스아웃 시킨 희귀한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허공에서 글러브와 분리되기 시작한 공을 손시헌이 맨손으로 잡았기에 정식 포구가 되었지만, 설령 공이 끼어있는 글러브를 손시헌이 통째로 받았다 해도 정식 포구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글러브에 끼인 공은 정지상태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해태 시절의 선동렬 투수도 자신 앞으로 날아온 강습 땅볼을 잡고 1루로 송구 하려다 공이 글러브에서 빠지지 않자 1루 쪽으로 달려가며 글러브를 통째로 1루수에게 토스, 타자주자를 아웃 시킨 적이 있다.
다음은 태그에 대해 살펴보자. 태그는 야수가 손이나 글러브로 확실하게 공을 잡고 자신의 신체를 베이스에 대는 행위 또는 공으로 주자에 대는 행위, 확실하게 공을 쥔 손이나 글러브로 주자에 대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다(2.75>.
태그는 플레이상에 있어서는 포구보다 판정하기 까다롭지만, 규칙이론상으로는 포구보다 해석이 쉽다. 다만 판정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람의 손이 두 개라는 사실이다.
2005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에서 LA 에인절스의 투수 캘빔 에스코바르는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피어진스키가 친 땅볼타구를 잡아 타자주자에게 직접 태그를 하는 과정에서 공을 쥔 오른손이 아니라 공이 들어있지 않은 빈 글러브로 태그(1루심이 아웃선언 후, 세이프로 번복) 하는 실수(투수실책)를 저질러 이닝을 끝내지 못하는 바람에, 이후 상대에게 결승타를 얻어맞아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참고로 지난 7월 6일 SK와 삼성전(문학구장) 2회말 1사 1루, 김강민의 우전안타 때 3루까지 파고 든 1루주자 최정을 태그 하던 3루수 조동찬(삼성)이 태그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손을 드는 과정에서 3루에 붙은 최정의 다리까지 함께 들려 주자가 아웃 된 일이 있었는데, 만일 야수가 억지로든 고의로든 힘을 가해 주자의 신체를 루에서 떼어내거나 밀어내려 했다면 정규의 태그행위로 인정받을 수 없다.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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