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지 "이제 입 가리고 웃지 않아도 돼요^^"①[스타Like]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2.19 16: 23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커피숍. 대로변에 위치한 커피숍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밝고 쾌활한 아가씨가 "어서오세요"라고 인사한다.
요즘 가장 '사랑스러운' 걸그룹 멤버로 손꼽히고 있는 카라의 허영지다. 그는 조금 서투르긴 하지만, 직접 커피 한잔을 만들어 척척 내놓는다.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소거 웃음'은 서비스다. 그럴싸하게 라떼 아트까지 해낸 커피는 꽤 좋은 향기를 낸다.
이 곳은 허영지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커피숍. 허영지에게 사교성을 물려준 부모님은 동네 이웃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며 2년째 커피숍을 꾸려가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많이 바빠졌지만 허영지도 틈이 날때면 이 곳을 찾아 부모님의 일을 돕는 착한 둘째 딸이다.

'스타Like'는 그 두번째 주인공으로 허영지를 낙점, 최근 모처럼 커피숍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그에게 커피 한잔을 청했다.
# 제가 만든 카페라떼, 드셔보세요!
허영지는 먼저 커피를 갈아서 내리고 압력을 가해 능숙하게 커피를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주의할 점을 설명하는데, 제법 많이 해본 솜씨다.
"압으로 누를땐 오른쪽, 왼쪽, 동일하게 눌러주는 게 중요해요. 혹시나 오른쪽이 더 눌러진다던지 하면 내려오는 과정에서 커피가 달라지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균형이 안맞는 거 같아요."
시원하게 음소거 웃음을 터뜨리는 그. 이젠 스팀 밀크를 만든다. 그는 묽어지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유를 데우고, 커피에 능숙하게 섞어낸다. 마지막엔 신경을 써서 작은 하트도 만들었다.
"조금은 하트가 됐어요!(웃음) 이렇게 해서 손님들 드리려고 하면 엄마가 막아요. 저는 맛있는 거 같은데 엄마가 손님들한테 못 내보내게 하시거든요. 내가 해놓으면 엄마가 잘했다고 하면서도, 정작 손님한테 드리려고 하면 '영지야, 엄마가 할게'라고 하세요.(웃음)" 
# 원래 꿈은 뮤지컬 배우
허영지의 어릴 적 꿈은 뮤지컬 배우였다. 초등학교때는 대학로 극단에 들어가서 소극장 뮤지컬을 하기도 했다. 뮤지컬을 하면서 성악을 배우는 게 좋다고 판단, 6학년때는 성악도 배웠다. 이후 예술 중학교에 진학했다가 영어를 배우러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영어 공부는 안하고 양이랑 놀기만 했어요.(웃음)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공항에서 엄마와 아빠가 저를 못알아보시는 거예요. 너무 타고 살이 엄청 쪄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거든요.(웃음) 칼로리가 뭔지도 몰랐어요. 2년 정도 있었는데, 영어 실력은 별로예요. 잭슨은 한국 온지 2년 만에 한국어가 많이 늘었더라고요. 저랑 비교돼요.(웃음) 영어는 그냥 알아듣는 수준이라서 잭슨과 준형오빠가 영어로 물어볼까봐 노심초사해요."
대신 가수의 꿈을 키웠다. 뮤지컬 넘버만 공부하던 그는 보아의 팬인 언니를 따라 가요에 입문,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을 부르면서 아이돌 데뷔를 목표로 하게 됐다. 당연히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한가지 목표를 정하면 집요하게 파는 성격 덕분에, 부모님도 백기를 들게 됐다.
# 카라의 영지라는 말, 제일 좋아
첫 오디션은 걸스데이가 소속돼있던 드림티엔터테인먼트였다. 걸스데이가 데뷔한 후 곧이어 데뷔할 수 있는 기회였다.
"걸스데이의 '반짝반짝'이 잘 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 기뻐서 울고 그랬어요. 제가 그 후속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계획이 많이 미뤄졌어요.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됐죠. 아직도 민아, 혜리와 함께 찬물에 설거지하다가 손이 빨개지던 기억이 나요. 이후 몇몇 곳을 알아보다 DSP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죠. 그때만 해도 제가 카라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겸손하게 말하지만 새 멤버 뽑기 프로젝트가 진행됐을 당시 허영지를 유력하게 보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후로도 한참동안 실감이 안났단다.
"활동하면서도 실감이 안 나요. 그래서 주변에서 ‘카라 영지다’라고 해주시면 정말 좋아요. 그냥 영지가 아니라 카라 영지라는 말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요즘엔 팬분들이 주시는 편지를 읽어보고 자느라, 잠도 늦게 자요."
물론 이미 수년째 정상에 있는 걸그룹에 새 멤버로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는 올해 가요계서 가장 부담스러운 일을 잘해낸 사람 중 한명이라 할만하다. 당연히 맘고생이 많을 거라는 시선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그런 질문을 꽤나 많이 받았다고 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에요. ‘힘들지 않아?’ 처음에는 저도 걱정을 많이 했죠.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언니들은 오랜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와서 조금만 맞춰봐도 정말 호흡이 잘 맞는 거예요. 나는 열심히 했지만 처음에는 잘 맞지 않는 느낌. 스트레스였어요. 그래서 안무연습한 영상을 몇 번씩 봤어요. 느리게 해서도 보고. 언니들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해줘서 계속 물어봤어요. 이후부터는 점점 언니들과 호흡이 맞아가는 거 같아요. 실력도 많이 늘고 든든함도 느꼈죠."
# 웃을 때 입 안가려도 돼서 정말 좋아
SBS '룸메이트' 출연은 신의 한수였다 할만하다. 그가 얼마나 밝고 사교적인 성격인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입을 가리지 않고 웃는, 내숭이나 가식 없이 솔직한 모습은 단번에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댓글들을 다 읽어보며 자신에 대한 반응을 열심히 모니터 중이다.
"정말 행복해요. 못먹고 못자고 하지만 충분히 사랑으로 보상 받는 느낌 있잖아요. 댓글들을 다 봤어요. 악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악플의 종류가 정말 많아요. 600여개가 달려있어도 다 봐요. 최신순으로 정렬해서.(웃음) 그러다 보기 힘들면 호감순으로 보면서 좋은 댓글로 위로 받기도 하고 그래요."
음소거 웃음을 그렇게 좋아해주리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첫방송 이후에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건지 꽤 불안하기도 했다. 
"'세바퀴' 나간 걸 보면 제가 입을 가리고 웃어요. 많은 분들이 입 가리고 웃으라고 해서. 그래서 가시방석이었어요. 정말 웃긴데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웃음) 그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요즘은 편안해졌어요. 정말 행복해요."
편안해진 그는 상추쌈을 입에 한 가득 넣고, 잭슨과 투닥거리며 자연스럽게, 하지만 사랑스럽게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다이어트 때문에 채소를 먹기 시작했는데 내가 그렇게 상추를 좋아하는 줄 몰랐어요. 요즘은 줄여서 한번에 4장씩 먹고 있어요. 일본 투어 때 회식을 했는데 상추가 제 얼굴 보다 큰 게 있더라고요. 정말 행복했어요.(웃음)"
늘 뭔가 해내고, 바빠야 행복하다는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힘을 준다. 어머니도 옆에서 "다져진 시간이 짧은데 많은 시선을 받다보니, 혹시나 자만이라도 할까봐 늘 조심스럽다"면서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활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그럼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새롭고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주시고 예쁘게 봐주세요!"  
rinny@osen.co.kr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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