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존재로 행복했다.
특히 전 경기 출장을 하면서 1180⅔이닝이라는 경이적인 수비 이닝으로 팀의 수비력을 절대적으로 안정시켰다. 객관적인 수비 지표, 순간적인 임팩트를 모두 지배하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마차도는 1180⅔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은 단 10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2019년 114개로 최다 실책 팀이었던 롯데는 올해 94개의 실책으로 최소 실책 4위에 올랐다. 마차도의 존재가 만든 지표다.
마차도를 놓치지 않으려는 롯데, 한국에 오랫동안 남고 싶어 한 마차도의 의지가 합쳐졌다. 정규시즌 종료 1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1년 총액 145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1년 후 구단이 계약을 연장할지 결정하는 구단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내야 사령관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다 보니 시즌이 지날수록 대체 불가능한 선수가 됐다.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훈련량 조절 등으로 마차도의 체력을 관리해주긴 했지만 완전한 휴식을 부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시즌 중후반으로 지나가면서 마차도의 체력에 대한 우려를 표한 이들이 많았지만 휴식이 많지는 않았고 철벽 수비에도 균열이 생겼다.
8월까지는 91경기에서 단 4개의 실책만 기록했지만, 순위싸움의 절정이던 9월 이후 시즌 종료까지 53경기 6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타격에서도 8월까지 타율 3할8리 9홈런 51타점 OPS 0.838로 호성적을 기록했지만, 9월 이후에는 타율 2할2푼4리 3홈런 16타점 OPS 0.659의 성적에 그쳤다. 시즌 막판으로 향하면서 체력과 공수 집중력 모두 방전됐다고 풀이할 수 있는 기록들이다.
특히 마차도의 커리어에서도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한 시즌을 겪었다. 2016년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도합 1165이닝을 소화한 것이 종전 수비 최다 이닝. 공격에서의 비중도 미국에서 활약할 때보다 더 커졌고 체력 부담도 덩달아 상승했다.
비시즌 동안 마차도의 회복력이 더 중요해질 전망. 잘 회복하고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1200이닝에 가까운 수비 이닝은 이듬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여기에 현장의 유연한 경기 운영도 필요하다. 마차도의 체력 부담을 줄이려면 백업 선수들의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올해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신본기가 유격수 백업으로 나섰지만 KT로 트레이드 됐다.
이제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유격수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한 배성근이 마차도의 백업 자리를 맡아야 한다. 올해 신본기의 활용도도 극히 낮았지만, 이제는 마차도의 체력 안배, 그리고 차기 유격수로 육성하고 있는 배성근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물론 전제는 배성근이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마차도의 체력 안배도 가능하고 컨디션 유지도 훨씬 수월하다.
마차도가 대체 불가 자원인 것은 분명하다. 최상의 컨디션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유지하는 것이 롯데에는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