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도 달아오른 FA 시장 열기를 막지 못하고 있다.
올 한해 코로나19 사태로 KBO리그 구단들은 관중 입장 및 광고 수입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 구단들의 긴축 재정이 불가피해졌고, 시즌 후 선수단 인원 축소에 나섰다. 어느 때보다 많은 선수들이 방출 칼바람을 맞았다.
그런데 FA 시장 상황은 전혀 다르다. 좋은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며 경쟁이 붙었고, 예상을 뛰어넘는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 겨울 ‘구단들이 담합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얼어붙었던 시장 기온이 1년 만에 급상승했다.

내부 FA가 7명이나 풀린 두산이 시장의 중심에 있다. 두산은 지난 10일 FA 최대어 내야수 허경민과 4+3년 최대 85억원의 대형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몇몇 팀이 허경민에게 관심을 보이며 큰 제안을 했지만 두산의 예상치 못한 베팅에 놀라 백기를 들었다.
수년간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양의지(NC), 김현수(LG), 민병헌(롯데) 등 대형 FA 선수들을 빼앗긴 두산이지만 올 겨울은 의외로 실탄이 넘친다. 지난달 2군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운영 자금을 마련했고, 이적 선수의 보상금까지 감안하면 여유 자금은 충분하다. 두산은 FA 우선 순위를 정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허경민의 대형 계약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내야수 최주환은 지난 11일 SK와 4년 최대 42억원에 계약했다. 당초 보장 38억원, 옵션 2억원으로 40억원에 거의 합의가 된 상황이었지만 허경민 계약이 성사된 뒤 2억원이 옵션으로 더 붙었다.
이어 거포 오재일도 삼성과 4년 최대 총액 50억원에 계약하며 FA 대박을 쳤다. 원래 시장 가격은 40억원 수준이었지만 허경민과 최주환이 예상보다 큰 액수를 받자 오재일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복수의 팀이 관심을 보이며 최대 50억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원소속팀과 재계약한 베테랑 최형우도 만 37세 나이 핸디캡을 딛고 3년 47억원 계약을 따냈다. 김성현(SK 2+1년 11억원)과 김용의(1년 2억원)까지 FA 선수 6명의 계약 총액이 237억원에 달한다. ‘빅3’ 허경민, 오재일, 최주환의 계약이 끝났지만 아직 시장에는 미계약 선수가 10명이나 남아있어 돈보따리가 추가로 풀릴 것이다.
KBO리그 FA 계약 총액 규모는 지난 2016년 역대 최고액 766억2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7년 703억원, 2018년 631억500만원, 2019년 490억원, 2020년 401억2000만원으로 4년 연속 감소세였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은 FA 총액 규모가 오를 분위기다. 당초 구단들은 ‘오버페이는 없을 것’이라는 원칙을 견지했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하자 과감하게 추가 지출을 감수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