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라면 누구나 자신의 첫 승 기억은 잊혀지지 않고 기억한다. 누군가는 데뷔 첫 해 어렵지 않게 승리를 경험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몇 년 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오기도 한다.
LG 신인 김윤식(20)은 데뷔 시즌에 승리를 맛봤다. 그러나 쉽지 않은 힘겹게 거둔 승리였다.
김윤식은 연습 경기에서 괜찮은 구위를 보여 1군 엔트리에 왼손 불펜 투수로 합류했다. 5월 불펜으로 뛰다가 평균자책점이 7점대로 높아지자 2군으로 내려갔다. 6월 선발 로테이션에 빈 자리가 생기자,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키움 상대로 5이닝 9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첫 경험은 쓰라린 패배였다.

7월에 다시 한 번 2군을 다녀왔고, 선발 차우찬이 부상으로 빠지자 8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8월 27일 잠실 KT전, 김윤식은 6번째 선발 경기에 등판했다. 선두타자 조용호를 볼넷, 황재균도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1,2루. 이제 3~5번 로하스-강백호-유한준 중심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다독였다. 김윤식은 로하스와 강백호를 외야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김윤식은 “ 초반에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다. 첫 타자부터 한가운데 던지려고 해도 스트라이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정말 답답했다. 최일언 코치님께서 올라오셔서 너무 제구에 신경 쓰지 말고 더 강하게 던져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기억을 떠올리며 “볼이 되더라도 전력으로 던지자 생각했고, 그때부터 스트라이크가 들어 갔다. 운 좋게 수비 도움으로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1회를 어렵게 넘기고 나니 2회부터는 조금씩 제구가 잡히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1회말 무사 1,2루에서 상대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에는 2-0으로 달아났다. 김윤식은 2회부터 볼넷은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고,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0으로 앞선 7회 등판한 정우영은 8회 1사 후 4사구 3개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위기,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와 로하스를 삼진, 강백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김윤식의 승리 요건을 지켜줬다. LG가 2-0으로 승리, 김윤식은 프로 첫 승을 기록했다.
김윤식은 “승리투수가 확정 됐을 때 ‘내가 항상 꿈꿔온 프로 1군에서의 승리투수가 되는 날’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사 만루 위기를 막아내며 김윤식의 승리를 지켜 준 고우석은 “앞으로 100승을 달성하는 투수가 돼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김윤식은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되고 있는 우석이 형이 그런 덕담을 해주셔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했다.
김윤식은 올해 23경기(67⅔이닝)에 등판해 2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5를 기록했다. 아쉬움도 있지만, 무난한 첫 시즌을 치렀다. 신인 이민호와 함께 LG 마운드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김윤식은 자율 훈련 기간에 “시즌 후 체력 강화와 유연성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내년에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팀에서 주어진 나의 역할을 100%이상 수행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다. 내 역할을 잘해서 팀이 올해보다 더 높게 올라가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건강하게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루면서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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