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패장' 텐 하흐의 각오 "이 팀이 자랑스럽다...내 계획은 단 하나"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6.04 12: 44

에릭 텐 하흐(5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그러나 그는 당당히 고개를 치켜들고 더 나은 내일을 다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1-2로 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유일 트레블 구단'이라는 타이틀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맨시티는 올 시즌 이미 프리미어리그와 FA컵을 제패했다. 만약 맨시티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까지 꺾는다면,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 3개를 모두 들어 올리며 1989-1999시즌 맨유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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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패배였다. 맨유는 경기 시작 12초 만에 일카이 귄도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FA컵 최단 시간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전반 33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균형을 맞추긴 했지만, 후반 5분 또다시 귄도안에게 실점하며 1골 차로 무릎 꿇고 말았다.
경기력 면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맨유는 크게 위협적인 기회를 내주지 않으면서 측면을 활용해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기대 득점(xG)은 1.87 대 1.21로 맨유가 앞섰다. 다만 귄도안이 xG 0.04에 불과한 기회에서 두 차례나 슈팅을 꽂아 넣으며 경기를 바꿔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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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하흐 감독은 패배에도 전혀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쓰러졌고, 물론 실망했다. 하지만 나는 내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매우 잘했다. 너무나 쉽게 두 골을 내주긴 했지만, 끝까지 경기에 임했다. 위대한 정신과 매우 훌륭한 조직이 있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텐 하흐 감독은 "어려운 골들이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실점했고, 피할 수 있었다. 맨시티와 경기할 때 오픈 플레이에서 거의 아무 기회도 내주지 않는다면,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만약 이렇게 실점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 팀은 회복력과 개성, 특성을 보여줬다.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남았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것이 우리를 더 나아지게 할 것이다. 우리를 위한 시험대였다.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을 향한 많은 긍정적인 점들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텐 하흐 감독은 "나에겐 오직 단 하나의 계획만 있다. 그것은 바로 이 클럽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나는 구단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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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페테르 슈마이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유의 전설적인 골키퍼 페테르 슈마이켈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오늘은 견디기 힘들다. 웸블리에 도착했고, 이기지 못했다. 쉽지 않다"라면서도 "그래도 이번 시즌은 정말 좋았다. 처음 두 경기는 훌륭하지 않았지만, 트로피를 획득했고 3위에 올랐다. 텐 하흐 감독은 10년 동안 이어진 불확실성을 제거했고, 미래는 정말 밝아 보인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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