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미련 없다”고 했는데…배영수까지 1승, 김원형까지 2승, 내려놨더니 전설이 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14 13: 00

지난 4년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은퇴 위기에 처했던 장원준(38·두산)이 올해에만 벌써 3승을 거뒀다. 마음을 내려놨더니 전설이 되고 있다. 
장원준은 지난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73구 호투로 시즌 3승(무패)이자 개인 통산 132승째를 챙겼다. 
경기 후 만난 장원준은 “첫 등판 때보다 확실히 심리적으로 편해졌다. 던지면 던질수록 결과가 좋게 나오다보니 더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라며 “내가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유리한 카운트에서 빠르게 승부를 보려고 했다. 공격적인 투구가 좋게 흘러갔다”라고 기분 좋은 승리 소감을 남겼다.

두산 장원준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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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을 마치고 은퇴 기로에 놓였던 장원준은 작년 10월 이승엽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1년의 기회를 더 부여받았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4년 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그가 시즌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2.76으로 재기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두산 장원준 / OSEN DB
경기를 거듭할수록 투구 내용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5월 23일 잠실 삼성 전에서 2018년 5월 5일 LG전 이후 18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역대 11번째, 좌완 4번째 통산 130승을 달성한 그는 6월 6일 잠실 한화전 5⅓이닝 1실점 승리를 거쳐 전날 2018년 5월 5일 LG전 이후 1865일 만에 퀄리티스타트까지 달성했다.
장원준은 “아픈 상태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그만 두면 아쉬울 것 같았다. 안 되더라도 1군에서 내 공이 안 통하는 걸 보고 그만두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 생각만 하면서 버텼다”라며 “이렇게만 한다면 1년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 멈추면 또 여기까지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재기의 비결로는 퓨처스리그에서 새롭게 장착한 투심패스트볼을 꼽았다. 장원준은 “권명철 코치님께서 투심 연마를 권유해주신 게 터닝포인트가 됐다”라며 “물론 공이 휘는 게 내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맞추고 움찔하는 게 보이니 확신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장원준 / OSEN DB
장원준은 이날 37세 10개월 13일에 선발승을 거두며 역대 최고령 2위 선발 130승 고지를 밟았다. 1위는 38세 2개월 25일의 한화 송진우(2004년 5월 11일 대전 삼성전). 또한 통산 선발승 5위(131승) 배영수 롯데 투수코치를 1승 차이로 추격했고, 통산 다승 10위(좌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9위 SSG 김원형 감독(134승)과는 불과 2승 차이. 은퇴 위기를 딛고 판타스틱4의 위용을 되찾은 모습이다. 
마음을 내려놨더니 전설이 되고 있다. 장원준은 “승리에 대한 미련은 하나도 없다. 야수들이 많이 도와주는 덕분에 빠르게 승수를 챙기고 있다”라며 “통산 승리, 선발승 등 각종 기록이 쌓여가도 몇 승까지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 상대하는 타자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아웃카운트를 차근차근 늘리는 것뿐”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내 역할은 최원준, 최승용, 김동주 등 좋은 투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다. 내가 대체선발로 들어가서 그들이 휴식을 취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라며 “난 지금 던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한다. 다른 욕심은 하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장원준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처럼 재기를 노리는 후배 차우찬(롯데)을 향한 조언도 남겼다. 장원준은 “(차)우찬이도 꾸준하게 잘 던졌던 투수인데 부상으로 이렇게 됐다. 지금 준비를 잘하고 있는 거 같아서 향후 1군에서 좋은 투구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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