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곽빈·정철원처럼…” 늠름해져서 돌아온 가을 신데렐라, 두산 '99트리오'를 꿈꾼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14 11: 30

늠름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3년 전 두산의 가을 신데렐라. 이젠 99듀오가 아닌 99트리오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이었던 김민규(24)는 지난 12일부로 전역을 명받았다. 2021년 12월 13일 입대해 547일(1년 5개월 30일) 동안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두산으로로 컴백했다. 그리고 13일 팀 합류와 함께 1군 엔트리에 등록되는 기쁨을 안았다. 
13일 창원에서 만난 김민규는 “솔직히 (등록 예상은) 반반이었는데 등록이 됐으니 책임감 있게 던져야 한다. 선발, 중간 관계없이 팀에 필요한 보직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나이도 20대 초반에서 중반이 됐다. 군에서 제대했으니 어떻게든 1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제는 팀의 주축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전역 소감을 전했다.

두산 김민규 / backlight@osen.co.kr

상무 피닉스 선발투수 김민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3.04.23 / foto0307@osen.co.kr

김민규는 입대 전보다 확실히 늠름해진 모습이었다. 말투에서 강단이 느껴졌고, 체중 감량으로 외모가 날렵해졌다. 김민규는 “입대 전 88kg이었는데 훈련소에 가서 93kg가 됐다. 그래서 체중을 조금 감량하려고 했는데 상무에서 운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이 빠졌다. 지금은 83kg 정도다”라고 밝혔다.
두산 김민규 / OSEN DB
김민규를 가장 반겨준 건 같은 보직인 투수조였다. 김민규는 “모두가 반가웠는데 특히 (최)원준, (이)영하, (박)치국이 형 등 1군에서 같이했던 형들이 반가웠다. 어떤 형들은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다고 했고, 그냥 있었던 선수 같다고 말한 형들도 있었다. 돌아왔더니 어느덧 팀에서 중간 나이가 됐더라. 이제는 야구를 진짜 잘해야 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승엽 감독님께 식사할 때 처음 인사를 드렸는데 정말 신기했다. 야구 스타가 감독님이 되셨다. 진짜 야구선수를 보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상무에서는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무엇일까. 김민규는 “야구에 대해 조금 더 생각했고, 스스로 단단해지는 시간이 됐다. 기존 틀은 지키되 워낙 투피치 성향이 강해서 여러 구종을 골고루 던져보려고 노력했다”라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습관도 생겼다. 멘탈적으로도 많이 좋아졌다. 안 좋을 때도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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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는 휘문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의 2차 3라운드 30순위 지명을 받았다. 현재 1군서 활약 중이 곽빈, 정철원의 동기다. 그리고 프로 3년차인 2020시즌 29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두산 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알렸다. 그해 플레이오프(2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와 한국시리즈(3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42)에서 엄청난 역투를 선보이며 ‘가을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민규는 상무 입단 후 줄곧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2022년 20경기(선발 15경기)에 등판해 10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하며 이상영, 이원준과 함께 퓨처스리그 다승 공동 2위에 올랐고, 올해도 8경기(선발 7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3.51로 호투했다. 10일 LG전(2이닝 무실점)이 군인 신분으로 나선 마지막 경기였다. 
두산 김민규 / OSEN DB
김민규는 “상무에서 두산 경기는 거의 다 봤다. 작년에는 모처럼 팬으로 봤고, 올해는 내가 저 자리에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실 마운드도 그리웠다”라며 “특히 (곽)빈이, (정)철원이가 잘 던지는 걸 보면서 나도 그 반열에 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3년 전 가을야구 경험을 그대로 살려 1999년생 반열에 들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민규는 전날 창원 NC전에서 9-0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남기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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