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이자 키커이자 드리블러이자 피니셔' 손흥민은 '선수 1명' 그 이상었다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6.17 07: 14

손흥민(31, 토트넘) 한 명이 빠진 공격진이었지만, 효과는 -1 이상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페루를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지난 3월 열린 두 경기에서 1무 1패의 성적으로 첫 승리에 실패한 클린스만은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손흥민, 김민재의 부재가 뼈아팠다. 경기 초반 수비는 흔들렸고 공격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김민재, 김영권 대신 출전한 박지수와 정승현은 전반 11분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실점을 내준 뒤로는 집중력을 다잡아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냈다. 하지만 공격에서 풀리지 않았고 패배를 면할 수 없었다.
경기에 앞서 13일 대한축구협회(KFA)는 "손흥민 선수가 5월 29일 토트넘 리그 마지막 경기 후 영국에서 가벼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았다. 회복 중에 있다"라며 손흥민의 수술 사실을 알렸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출전 여부와 관련해 "벤치에 함께할 것이다"라며 황희찬과 오현규를 손흥민의 대체자로 언급했다.
두 선수와 함께 선발로 출전한 이강인이 날렵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 강력한 슈팅에 놀라운 헤더까지 선보였지만, 손흥민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컸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주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시절에도 그랬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 아래서는 공격 2선 가운데 자리해 자유로운 역할을 수행한다.
때로는 최전방에 올라가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하기도 하고 밑으로 내려와 중원과 최전방의 징검다리 역할도 한다. 동료를 향한 최종 패스를 넣어주기도 한다. 
손흥민은 강력한 슈팅과 정확한 프리킥-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 상대 수비를 몰고 다닐 수 있는 빠른 드리블로 공격에서 1인분 이상을 수행한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빈자리는 1명의 빈자리 그 이상이었다. 
한편 경기 종료 후 만난 손흥민은 "선수들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싸웠다. 결과는 아쉽지만, 감독님께서 어린 선수들,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셨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라며 경기를 평가했다.
그는 "롭게 발을 맞춰 본 선수도 있었고 개선할 점도 있었다. 그렇지만 후반전에는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결과 내면 좋겠다"라며 90분 동안 그라운드 밖에서 동료들을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현재 몸 상태에 관해 질문하자 손흥민은 "잘 모르겠다. 아직"이라며 "감독님과 상의하고 스태프님들과 상의해야 한다. 너무 아쉽다. 부산까지 많은 팬분들이 오셨다"라며 3년 6개월 만에 부산에서 열린 A매치에 나서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아쉽게 생각한다. 아직 화요일(20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라며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엘살바도르전 출전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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