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황금 세대', 감독-부주장 진실공방..."삐져서 떠났다" vs "다쳐서 나갔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6.20 13: 32

빛을 잃어가는 '황금 세대'가 갈수록 금이 가고 있다. 도메니코 테데스코(37) 벨기에 대표팀 감독과 티보 쿠르투아(31, 레알 마드리드)가 서로를 거짓말쟁이로 낙인찍고 진실공방을 펼쳤다.
영국 '골닷컴'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쿠르투아가 테데스코 감독에게 반격했다. 그는 자신이 대표팀을 떠난 이유는 주장 완장을 둘러싼 내분이 아니라 단순한 무릎 부상일 뿐이라고 반박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벨기에 대표팀은 주장 자리가 공석이다. 오랫동안 주장을 맡아온 에당 아자르는 대표팀을 은퇴했고, 뒤이어 주장으로 뽑힌 케빈 더 브라위너는 부상으로 이번 소집에 함께하지 못했다. 부주장 쿠르투아와 로멜루 루카쿠 중 한 명이 주장 완장을 차야 하는 상황.

[사진] 도메니코 테데스코 감독(좌)과 티보 쿠르투아(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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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데스코 감독은 둘에게 번갈아 가며 주장직을 맡기기로 했다. 우선 지난 18일 열린 오스트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F조 조별리그 3차전(1-1)에서는 루카쿠가 A매치 100번째 경기를 치른 쿠르투아 대신 완장을 찼다. 그리고 다가오는 21일 에스토니아전에서는 쿠르투아에게 완장을 맡기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테데스코 감독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쿠르투아는 오스트리아전 이후 무릎을 다쳤다며 대표팀을 떠났다. 벨기에로서는 순식간에 주장 완장을 찰 사람과 주전 수문장을 잃게 됐다.
[사진] 주장 완장을 찬 로멜루 루카쿠 / 벨기에 축구대표팀 소셜 미디어.
여기서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테데스코 감독은 쿠르투아가 팀에서 빠진 이유는 사실 부상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스토니아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루카쿠가 오스트리아전에서, 쿠르투아가 에스토니아전에서 주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모두가 동의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쿠르투아가 갑자기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그는 실망했고, 기분이 상했기 때문에 집에 간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테데스코 감독은 "나는 처음부터 그에게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감사함을 전하려 노력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세계 최고 골키퍼다. 나는 골키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그를 사랑한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나는 쿠르투아가 다쳤다고 말하고 싶지만,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 나는 언제나 선수들을 보호하려 노력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나는 그에게 이틀만 더 기다리라고 말하려 했다"라고 못을 박았다.
[사진] 티보 쿠르투아 소셜 미디어.
그러자 쿠르투아도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은 무릎 부상이 맞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테데스코 감독의 기자회견을 듣고 놀랐다. 라커룸 문제를 감독과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처음 본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쿠르투아는 "크게 실망했지만, 테데스코 감독의 이야기가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나는 내 이익이 아니라 일반적인 이익을 찾으려 했고, 과거에 우리에게 해가 된 상황을 피하고자 설명하면서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주장이 되느냐 마느냐는 변덕도 아니고 무작위 결정도 아니며 감독의 결정이어야 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전하려 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불행히도 나는 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나는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으며 관련된 모든 상황을 명확히 하기 위해 루카쿠와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나는 테데스코 감독의 말과 달리 어떤 팀원과도 주장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라며 "나는 어제 오후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있어서 검진을 받았다. 소속팀 의료진과 대표팀이 접촉해 모든 자료를 검토했고, 그 결과 훈련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둘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한때 황금 세대라 불리던 벨기에 대표팀이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또 하나의 큰 악재를 맞았다는 것이다.
[사진]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티보 쿠르투아 / 벨기에 축구대표팀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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