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포기했다면 147억 FA 대박, 1500타점 전설 없었다...이것이 진정한 방출신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6.21 11: 30

KIA 타이거즈 불혹의 4번타자 최형우(40)가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됐다. 
최형우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두 번째 타석에저 역전 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통산 1500타점을 기록했다. 1498타점으로 나란히 공동 1위였던 삼성 레전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제치고 KBO 최다타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아홉수도 없이 바로 1498타점에서 1500타점을 올렸다. 2회 첫 타석은 2루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0-1로 뒤진 4회 1사1루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바깥쪽 145km 직구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125m짜리 역전결승포였다.  KBO리그 새 역사가 써진 순간이었다. 진정한 방출신화였다.

KIA 최형우가 1500타점을 달성하는 투런홈런을 때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경기를 마치고 김종국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2차 6라운드에 지명을 받아 포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수비 문제로 인해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2002년 6타석, 2004년 2타석의 초라한 1군 경험을 했다. 결국 2005시즌을 마치고 방출됐다. 2005시즌 연봉이 2100만 원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신생 경찰청에 입단해 외야수로 전향하더니 몬스터로 돌변했다. 폭격수준의 성적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전역과 함께 자신을 방출한 삼성에 재입단하는 희귀한 사례를 만들었다. 삼성이 타구단을 입질을 차단하기 위해 서둘러 연봉 5000만원까지 주면 영입했다. 방출생이 135% 연봉인상을 이루고 돌아온 것이다. 
1500타점을 달성하는 홈런을 때리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재입단 첫 해인 2008년 1군 요원으로 발탁을 받아 주전으로 도약했다. 4월1일 잠실 LG전에서 연장 10회 정재복을 상대로 터트린 결승 투런 홈런이 프로 첫 타점이었다. 사실상 실가동 첫 해 71타점을 사냥했고 2011년 처음으로 100타점(118타점)을 넘기며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이후 2014년부터 2018시즌까지 5년 연속 세자릿 수 타점을 기록했다. 2016시즌을 마치고 KIA 타이거즈와 4년 100억 원짜리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86타점에 그쳤으나 2020년 115타점으로 회복했고 3년 46억 원짜리 두 번째 FA 계약도 이루었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각각 55타점과 77타점을 기록했다. 
에이징커브(노쇠화)와 함께 하향 곡선을 긋는 듯 했으나 올해 회춘했다. 전성기에 근접하는 타격을 회복해 해결사로 돌아왔고, 기어코 신기록을 달성했다. 평소 유일하게 하고 싶은 기록으로 통산 최다타점을 꼽았다. 통산 2003경기, 8477타석 만에 뜻을 이루었다. 
방출설움을 딛고 최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과정에는 그의 엄청단 땀이 배여있다. 각별한 자기관리로 롱런하고 있다. 성적이 웅변하고 있다. 팀내에서는 후배들의 롤모델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올해도 3년 계약기간이 끝난다. 불혹의 나이에도 괴물급 성적을 낸다면 또 한 번의 장기 계약도 노려봄직하다. 방출생의 신화는 이어질 것만 같다.  /sunny@osen.co.kr
최형우가 홈런을 때리고 이창진과 즐거워하고 있다./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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