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은 지난 21일 대구 키움전에서 7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최고 150km의 빠른 공과 커브,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박진만 감독은 22일 경기를 앞두고 “원태인은 어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가볍게 던졌는데 최고 구속이 나왔고 확실히 힘이 느껴졌다. 무브먼트도 좋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원태인은 “어제 오랜만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 구위와 컨트롤 모두 올 시즌 최고였다. (1군 엔트리 말소 후) 열흘간 쉬고 나니 큰 도움이 됐다. 재활군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해주셨다”고 했다.
구자욱과 오재일의 조언도 한몫했다. 원태인은 “캐치볼 할 때 자욱이 형에게서 타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이 물어봤다. 또 불펜 피칭할 때 재일이 형이 타석에 들어서서 공을 보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특히 특정 코스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셨는데 어제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선발로서 풀타임을 소화하면 가장 좋겠지만 한 번씩 쉬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WBC도 있었고 이번 휴식이 정말 보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세 번 정도 더 던지면 올스타 브레이크인데 그전까지 잘 던지고 잘 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7회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던 그는 “어제는 1점 싸움이었기에 1점도 안 주려고 했다. 볼넷을 허용하지 않고 막았다면 8회에도 던질 수 있었을 텐데 쉽게 들어가다가 큰 거 맞을까 봐 어렵게 가다 보니 만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큰 거 한 방을 허용하면 경기가 완전히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1점도 안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타선의 도움을 받으면 내줄 건 내주고 하겠는데 어제 같은 경우에는 1점도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제 공도 좋다고 생각해 굳이 도망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면서 투구 수도 아꼈다”고 했다.
최고 구속보다 평균 구속의 중요성을 강조한 원태인은 “매 경기 평균 구속 147km 정도 나오는데 한창 좋을 때 그렇게 나온다. 컨디션과 몸 상태 모두 문제없다는 거니까 좋게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면 좋겠지만 승수를 쌓는 건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승수 추가에) 너무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등판할 때마다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올 시즌 15번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7이닝을 던지고 나면 선발로서 할 건 다 했다는 느낌인데 6이닝만 던지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