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에 타구 맞고도 미소→부상 투혼…5억에 데려온 승리 요정, 외인 잔혹사 지운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24 05: 40

팔뚝에 강습 타구를 맞고도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을 안심시킨다. 심지어 이 선수가 등판한 8경기서 한화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한화가 복덩이 대체 외국인투수를 데려왔다. 
리카르도 산체스(26·한화)는 지난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승(무패)째를 챙겼다. 
경기 초반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실점하지 않았다. 1회 서호철의 안타로 맞이한 1사 1루서 박건우, 제이슨 마틴을 연속 범타 처리했고, 2회 2사 후 도태훈의 볼넷과 김주원의 중전안타로 처한 위기에서는 2루주자 도태훈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주루사를 당하는 행운이 따랐다. 

한화 이글스 산체스가 3회말 2사 1루 NC 다이노스 박건우의 타구에 맞았지만 연습 투구 후 박건우를 보며 괜찮다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2023.06.23 / foto0307@osen.co.kr

한화 이글스 산체스가 3회말 2사 1루 NC 다이노스 박건우에게 타구에 맞은 부위를 보여주고 있다. 2023.06.23 / foto0307@osen.co.kr

아찔한 장면은 3회에 나왔다. 1사 후 서호철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박건우의 강습 타구에 왼쪽 팔뚝을 강하게 맞은 것. 타구가 워낙 강했고, 중계를 맡은 SBS스포츠 이동현 해설위원도 “맞은 부위가 좋지 않다”라고 우려를 표했지만 산체스는 ‘괜찮다’는 제스처와 함께 평소보다 더욱 밝은 미소를 지으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을 안심시켰다. 내야안타로 1루에 출루한 박건우의 사과에 밝은 미소로 화답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산체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3.06.23 / foto0307@osen.co.kr
산체스는 팔뚝이 벌게진 가운데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이어진 2사 1, 2루 위기서 마틴을 유격수 뜬공 처리한 뒤 4회 2사 후 도태훈의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김주원을 3루수 땅볼로 막았고, 3-0으로 리드한 5회 삼진 2개 포함 첫 삼자범퇴 이닝을 치르며 승리 요건을 채웠다.
투구수가 79개에 불과했지만 산체스는 3-0으로 리드한 6회 선수보호차원에서 윤대경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한화는 산체스의 호투에 힘입어 NC를 6-2로 잡고 3연승을 질주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산체스는 지난 4월 19일 연봉 40만 달러(약 5억 원)에 버치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한화 구단은 “140km 후반의 직구와 비슷한 구속의 투심 외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산체스가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통해 안정적 이닝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산체스가 외인 잔혹사를 청산하길 기원했다. 
한화 이글스 산체스가 3회말 2사 1루 NC 다이노스 박건우의 타구에 맞은 부위를 보여주고 있다. 2023.06.23 / foto0307@osen.co.kr
산체스의 시즌 성적은 8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 5월 11일 대전 삼성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진 뒤 구단이 원했던 꾸준함을 과시하며 단숨에 복덩이 타이틀을 얻었다. 산체스의 기록도 기록이지만 무엇보다 한화는 산체스가 등판한 8경기서 7승 1무를 거두며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무승부를 기록한 16일 대전 키움전도 0-2로 뒤진 가운데 후반부 뒷심을 발휘하며 패배를 면했다.
지금까지는 산체스의 영입이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체스가 훌륭한 개인 기록과 더불어 팀의 승리까지 보장되는 이른바 승리 요정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 경기서는 강습 타구에 맞은 뒤 동료들을 배려하고, 부상에도 5이닝을 책임지는 헌신을 뽐내며 인성, 팀워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한화가 5억 원에 참 좋은 외국인투수를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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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산체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3.0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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