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잔류 꿈꾸는 안익수 감독 "가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 인사는 다음에"[수원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6.24 19: 00

"마지막 한마디? 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멘트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말하겠다."
안익수 FC서울 감독이 제자 황의조를 향한 마지막 인사를 다음으로 미뤄뒀다.
FC서울은 24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에서 수원삼성을 1-0으로 제압하며 '슈퍼매치' 2연승을 달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로써 서울은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32점(9승 5무 5패)으로 2위를 탈환했다. 반면 수원은 시즌 첫 홈 승리를 다시 한번 미루며 리그 6경기 무승의 늪(1무 5패)에 빠졌다. 순위는 승점 9점(2승 3무 14패)으로 여전히 최하위.
경기 막판 윌리안의 극장골이 승부를 갈랐다. 후반 42분 오스마르가 왼쪽으로 정확한 롱패스를 뿌렸고, 공을 받은 윌리안이 정승원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침착하게 한 번 접으며 고명석을 따돌린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서울 팬들은 "수원 강등"을 외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장 안익수 감독은 경기 후 "다들 보셨듯이 양 팀이 슈퍼매치라는 기대감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슈퍼매치의 존재 이유인 것 같다. 두 팀 모두 기대감에 걸맞도록 팬들을 위해 싸웠다. 그러면서 승리까지 가져올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안익수 감독은 달라진 수원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김병수 감독님이 A매치 휴식기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수원 선수들도 슈퍼매치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라고 답했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한범과 나상호를 불러들이고 김진야, 김신진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안익수 감독은 "대표팀에서 경기 출전과 타이트한 일정, 대표팀과 구단 간 환경 차이 등 여러 요인이 있었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구가 필요하다. 한범이는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더 발전이 필요하다. 상호 역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두 선수 모두 팀에 헌신하면서 컨디션을 뛰어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경기는 황의조의 K리그 고별전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엘살바도르전 이후 "노팅엄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도전하고 나를 시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안익수 감독은 황의조 이야기가 나오자 "이 정도 보여줬지만,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은 것 같다. 아쉬움이 없었으면 한다"라며 "많이 그리울 것이다.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만났다가 10년이 넘게 지나 다시 만났다. 정말 멋있어졌다. FC서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멋있음이다. 다른 팀에는 어울릴 수 없다. 그 부분을 잘 고려해서 결정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황의조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안익수 감독은 "(황의조는) 좋은 모습, 좋은 생각을 가진 선수다. FC서울뿐만 대표팀에서도 일상에서 행복을 주는, 움직이는 에너자이저다. 그게 의조다운 모습이다. FC서울에서 나를 한층 더 발전시켜주는 역할을 해서 감사하다. 'ING'가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황의조의 잔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안익수 감독은 그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남겨달라는 말에 "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멘트는 신중하게 고민하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말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경기 전에도 황의조의 거취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글쎄'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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