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고 나를 알았던 이정효, 2247일 만에 전북전 승리 만들다 [오!쎈 광주]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6.26 09: 09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19라운드 이정효 감독과 광주 FC가 그러했다.
광주 FC는 24일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에서 전북현대와 맞대결을 펼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광주는 최근 리그 6경기에서 무패(4승 2무)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친 광주는 전반 19분 이순민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이후에도 긴장을 풀지 않은 광주는 후반전 추가시간 이건희의 추가 골로 2-0 완승을 만들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는 전북을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완벽한 열세에 있는 팀이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16경기를 치렀는데 11번 지고 4번 비겼다. 단 한 번의 승리만 기록하고 있었다.
광주가 전북에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17년 4월 30일 1-0 승리였다. 이번 경기에서 무려 2,247일 만에 승리한 것이다.
이러한 승리에는 철저한 분석이 있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지난 9일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제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후 A매치 휴식기였기에 이번 광주와 경기가 페트레스쿠 감독의 첫 경기였다. 즉 페트레스쿠 감독의 전술을 분석하기 어려웠던 광주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서 "새로워진 전북 감독이 이끌었던 루마니아의 팀 CFR 1907 클루지를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안정적인 수비, 선 굵은 축구를 한다. 왜 K리그, 전북과 맞는지 알겠다. 최강희 감독님과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다. 실점이 적고 역습에 능한 팀이다. 크로스를 많이 올린다. 이런 부분을 신경 썼다. 롱 볼도 섞어가며 경기한다. 클루지라는 팀과 스타일이 비슷할 것 같다"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결과는 광주의 2-0 완승. 경기 결과만 잡은 것이 아니다. 광주는 이 경기 53.2%의 점유율을 점했고 슈팅도 14개(전북 7)를 때리면서 전북보다 효과적인 공격을 뽐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잘 분석한 것 같다. 예상했던 대로 경기했다. 저희는 준비한 대로 잘했다"라며 "롱 볼과 세컨드 볼, 크로스, 박스 안 마크에 대해 준비했다. 역습도 역습이지만, 수비가 먼저다. 동료가 공을 잡을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기다렸다가 튀어 나가라고 했다. 이런 부분이 잘 이루어졌다"라며 준비한 대로 경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상대 감독의 전술만 분석한 것이 아니다. 이정효 감독은 누구보다 광주를 깊게 분석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종료 후 이순민은 "저희는 정말 세세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다"라며 사소한 부분까지 분석한다고 밝혔다.
이순민은 "경기에서 이기면 좋게 넘어갈 수 있는 실수, 조직적으로 무너진 상황, 기회를 허용한 순간을 모두 잡아내신다"라며 이정효 감독의 분석 스타일을 알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그는 "미팅 시간이 정말 힘들다. 하루 중 가장 힘든 시간이다. 20~30분 정도 회의를 하는데 이 시간 우리의 치부가 모두 드러난다. 반대로 이런 상황을 모두 잡아내니 팀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정효 감독이 경기마다 드러났던 광주의 약점 파악에 힘쓴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는 오는 28일 FA컵에서 전북현대와 다시 맞붙는다.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많은 것을 개선해야 한다. 명단에 변화도 줄 것"이라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정효 감독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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