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특급 인맥, 美日 93승 레전드가 잠실에 떴다...“두산 투수들이여, 야구를 즐겨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28 10: 00

호주 스프링캠프서 이승엽 감독과의 인연으로 두산 투수들을 지도한 다카하시 히사노리(48) 인스트럭터가 휴가 기간 중 잠실구장을 찾아 옛 제자들을 향해 특급 조언을 남겼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시즌 9번째 맞대결. 경기에 앞서 두산의 팀 훈련이 한창이던 오후 4시 경 낯선 이가 그라운드에 등장해 두산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중년 남성은 마치 과거 두산 소속이었던 것처럼 베어스 구성원들과 친근하게 소통했고, 멀리서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이 남성의 정체는 지난 2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서 두산 투수 지도를 담당한 다카하시 인스트럭터였다.
다카하시 인스터럭터는 2월 8일 두산 스프링캠프가 열린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 합류해 약 2주 동안 투수 지도에 나섰다.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 / backlight@osen.co.kr

다카하시 인스트럭터 영입이 최초로 논의됐던 건 지난해 11월 말. 마무리캠프를 마친 이승엽 감독이 미국에 거주 중인 옛 동료에게 연락을 취해 스프링캠프 합류를 제안했다. 이 감독은 당시 “지인을 통해 다카하시 인스트럭터 영입을 추진했다. 처음 감독이 됐으니 힘을 한 번 실어달라고 꼬셨다”라며 “우리 투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다카하시는 작년에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를 했다”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 / 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 뉴욕 메츠 시절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75년생인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2000년 요미우리에서 데뷔해 2015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NPB 통산 261경기 1348⅓이닝 79승 73패 평균자책점 3.79를 남긴 일본 레전드 좌완투수다. 그는 2010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카고 컵스 등에서 뛰었고, 4시즌 동안 168경기 243⅓이닝 14승 1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미일 통산 승수는 93승에 달한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이승엽 감독과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요미우리에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인연을 맺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2022시즌 종료 후 일본프로야구 복수 구단의 코치직 제안 러브콜을 받았지만 옛 동료의 성공적인 지도자 데뷔를 위해 두산행을 택했고, 특별히 이병헌, 최승용, 김호준 등 두산 좌완 영건 지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좌)와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제공
27일 잠실구장 1루 더그아웃에서 만난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가족여행으로 한국을 왔는데 27일 두산 경기 보는 걸 1순위로 정했다”라며 “지금 두산의 상황과는 별개로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보니까 좋았다. 제일 밝은 사람이 이승엽 감독님이라서 그것 또한 좋았다”라고 4개월 만에 두산 선수단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비록 신분은 정식 코치가 아닌 인스트럭터였지만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두산을 떠난 뒤에도 꾸준히 두산 소식을 팔로우했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 구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었지만 그래도 두산의 경기 결과는 관심 있게 봤다. 두산에 비록 짧은 기간 있었지만 같이 고생했기 때문에 두산이 이겼을 때 나도 좋았고, 못했을 때는 나도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 이승엽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지금 두산 상황, 일본 야구계와 관련된 내용을 주고받았다. 고토 고지 코치가 너무 잘해줘서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라고 전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 옆에서 이를 들은 고토 코치는 “지금 타자들이 못 치고 있는데 무슨…”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두산 투수들을 향해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꿀팁'도 남겼다. 그는 “오늘(27일) 두산 투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여러 이야기를 했다. 모든 선수들이 날 반겨주고 환영해줬다”라고 감사를 표하며 “이들에게 특별히 해줄 조언은 없다. 그저 선수들이 야구를 즐겼으면 한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도 야구를 즐기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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