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든 파리지앵' 이강인, '이별'도 잘했네? "고마워요 LEE. 건승 빌게요" 마요르카에 응원받는 PSG행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7.10 06: 01

 이강인(22)이 전 소속팀 마요르카와 ‘깔끔한 이별’ 속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향했다. 그의 PSG행이 더욱 환영받는 이유다.
PSG는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2028년까지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2022-2023시즌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급성장한 이강인은 빅클럽으로 이적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그야말로 '특급활약'을 펼쳤다. 라리가 6골 6도움을 기록,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또 드리블 돌파 90회를 기록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112회)에 이어 라리가 최다 드리블 성공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4위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날카로운 왼발 킥과 환상적인 탈압박 능력은 물론이고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력과 속도, 피지컬적인 면까지 보완하며 이강인은 완성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한때 멀어져 있던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승선해 지난해 12월 막을 내린 2022카타르월드컵에도 다녀왔다. 이강인 활약엔 그에게 기회를 준 마요르카의 지분이 확실히 있다.
[사진] 이강인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마요르카에서의 시간을 잊을 수 없을 이강인이다. 그도 잘 알고 있다. 
PSG발 공식발표가 나온 뒤 이강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마요르카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마요르카 팀 그리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2년 전, 마요르카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왔었다. 그리고 결국 클럽과 함께 성장을 이뤄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클럽과 함께 공통된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기뻤다. 승리한 기억은 언제나 기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손 모시(마요르카 홈구장) 경기장에서 항상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저는 더 좋은 선수 그리고 더 좋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마요르카 팀 소속으로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에 출전했던 것은 제게 있어서 하나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그 꿈은 팀동료, 코칭 스태프 그리고 클럽의 모든 분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했다”라고 고마움의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마요르카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명히 믿기에 좋은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것이다. 이곳에서 보낸 모든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마요르카 파이팅”이라며 진심을 담아 작별 편지를 썼다. 
마요르카 역시 이강인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길 바랐다. 마요르카는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예요”라며 한국어로 구단 소셜 미디어 계정에 글을 올렸다. 이강인은 해당 게시물에 ‘박수’ 이모지 댓글을 남겼다.
마요르카와 아름다운 이별을 한 이강인은 기쁜 마음으로 PSG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 
‘특급 에이스’ 이강인과 이제 동행할 수 없지만 마요르카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이강인이 구단에 역대 최고 이적료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강인의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발표 직전 나온 외신 ‘마르카’에 따르면 2200만 유로(약 311억 원)로 추정된다. 이적료의 20%(약 63 억 원)는 이강인에게 돌아간단 소식까지 함께 전했다. 
2200만 유로는 마요르카 구단 역대 이적료 총액 2위지만, 마요르카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역대 최고다. 
2004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던 사무엘 에투의 2500만 유로(약 355억 원)가 마요르카 구단의 이적료 총액 역대 최고액이다. 다만 당시 마요르카는 에투의 이적료 절반을 에투의 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나눴다. 이에 실질 이적료는 1250만 유로(약 178억 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이 마요르카에 실질적으로 이적료를 가장 많이 남긴 선수인 것이다. 
‘윈윈’ 이별하고 PSG로 간 이강인 앞에 기대와 응원의 시선만 가득하다. 
차기시즌 리그1 강력한 우승후보 PSG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이강인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위치에서 뛸 수 있다”면서 “양쪽 윙에서 뛸 수 있는 미드필더다. 볼을 능숙하게 다루고, 승리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상당히 많다. 팀 승리를 목표로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주 어렸을 때부터 PSG를 알고 있었다. 세계적인 구단 중 하나다. 또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여기 있다. 새로운 시작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PSG도 이강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PSG는 '날아라 슛돌이’에 ‘축구 천재’로 출연했단 소식을 다루면서 이강인을 소개했다.
구단은 “불과 6살의 나이에 한국에서 이강인은 유명인이 됐다”며 “2011년 여름 스페인 발렌시아 아카데미에 입단했던 이강인은 겨우 10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주눅 드는 모습은 없었다. 7년 뒤 한국인 최연소 유럽 프로 데뷔 기록을 세운 것이 이를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또 “이강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앞서 U-20 월드컵 땐 대회 최다 득점자였던 엘링 홀란을 제치고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빠르고 좋은 기술을 보유한 이강인은 왼발로 차이를 만든다. 중원과 윙 등 전방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며 “좁은 공간에서도 편안하게 플레이하고, 짧은 패스, 롱 패스 모두 잘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최고 수준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11년 7월, 당시 10살이던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했다. 이후 2017년 12월 발렌시아 B팀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발렌시아 B팀에서 두 시즌 동안 공식전 26경기(4골)를 뛴 이강인은 2018년 10월 코파 델 레이(국왕컵)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만 17세 327일의 나이로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1군 데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이강인은 2019년 1월 30일 등번호 16번을 부여받고 공식적으로 발렌시아 1군 팀에 합류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세계에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준우승에 큰 힘을 보탠 데 이어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후 더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2022-2023시즌 급성장한 기량으로 PSG의 러브콜을 받아 더 큰 곳으로 무대를 옮겼다. /jinju217@osen.co.kr
[사진] 파리 생제르맹 홈페이지, 이강인 소셜 미디어, 마요르카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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