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평가 감사” 5강 제외에 칼을 간 국민타자, 결과는 전반기 3위…“예상대로 되면 재미없죠”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7.14 08: 20

2023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초보’ 이승엽 감독이 맡은 두산을 5강 후보로 예측한 사령탑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 3월 30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미디어데이. 10개 구단 감독들에게 ‘가을야구에서 만날 것 같은 2팀을 꼽아 달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마운드가 강하고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인 LG, KT가 가장 많이 언급된 반면 두산은 롯데와 함께 아예 가을야구 후보에서 제외됐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감독님들의 냉정한 평가 감사하다. 두산 베어스는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씁쓸해하며 “역시 야구는 투수력이 중요하다. LG와 KT는 확실히 포스트시즌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예측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2023.03.30 / dreamer@osen.co.kr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지난해 창단 첫 9위에 머문 팀을 쇄신할 적임자로 ‘국민타자’ 이승엽을 택한 두산. 처음 지도자가 된 이 감독은 시즌 개막 후 부상자 속출과 함께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잇몸야구를 통해 4월과 5월 5할 승률 버티기에 성공했지만 6월 10승 14패에 그치며 부임 후 첫 위기가 닥쳤고, 당시만 해도 미디어데이 사령탑들의 5강 제외 전망이 현실이 되는 듯 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두산은 7월 초 울산-포항 6연전을 반등의 계기로 삼았다. 환경이 열악한 제2구장 원정이 연이어 펼쳐졌지만 울산 롯데 3연전 위닝시리즈를 시작으로 포항 삼성, 잠실 키움 3연전을 연달아 쓸어 담았고, 지난해 4승 1무 11패에 이어 올해도 1승 6패로 고전하던 SSG를 만나 12일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무려 5년 만에 9연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두산은 결국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79경기서 42승 1무 36패를 기록하며 2위 SSG와의 승차를 4경기로 좁힌 가운데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했다. 시즌 내내 5할 승률을 걱정하던 두산이 2위를 넘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13일 인천에서 만난 이 감독은 “미디어데이 당시 주위에서 그런 예상을 하셨지만 예상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되면 프로야구가 재미없다”라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우리는 우리가 부족한 걸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준비한 대로 또 생각한 대로 하면 상위권으로 가지는 못하더라도 만만한 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그러면서 “주위에서 뭐라고 하던 우리가 해야할 것,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자고 했다. 다행히 전반기가 끝난 시점 5할 승률 이상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물론 마음을 내려놓으면 안 되지만 조금은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반기를 총평했다.
7월 9전 전승에 힘입어 2강 체제에 균열을 낸 두산은 후반기 더 높은 곳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솔직히 더 위의 순위는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7월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아시다시피 확실한 선발 3명에 최원준이 좋아졌고, 김동주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투수들이 버텨주고 타자들이 7월 감각을 유지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본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한 번이라도 더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후반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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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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