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 아마추어 경기 통해 초심 되찾은 사연..."그동안 놓치고 있던 부분 깨닫게 됐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7.21 18: 52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은 지난 20일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았다. 제39회 협회장기 초중 야구대회 원베이스볼클럽-경운중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원태인의 아버지 원민구 감독이 이끄는 원베이스볼 클럽은 대구시 최초 전문 엘리트 선수 육성 스포츠 클럽으로서 2021년 4월 창단 당시 약체로 평가받았다. 이날 경운중을 8-6으로 꺾고 대구 경북지역 클럽팀 최초로 엘리트팀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21일 대구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창단 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는데 아버지께서 ‘한 번 해볼 만하다’고 하셔서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오늘 첫 승 거두면 회식시켜주겠다’고 했는데 진짜 이겼다. 겨우내 열심히 노력한 걸 많이 봤고 제가 어릴 적 뛰었던 시민야구장에서 첫 승을 신고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뿌듯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원베이스볼클럽 제공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 /what@osen.co.kr

원베이스볼클럽 제공
원태인은 이어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걸 보니까 정말 기특했다. 어떻게 보면 엘리트 선수들보다 실력이 부족하고 승리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 엘리트 팀을 이기는 걸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그동안 놓치고 있던 부분을 깨닫게 됐다. 어린 선수들 덕분에 많은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부터 유니폼을 입고 팀을 이끄는 아버지를 보면서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오랜만에 아버지가 그라운드에 계시는 걸 보니까 멋있어 보였다. 그런데 퇴장 좀 그만 당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도 어김없이 퇴장을 당하셨는데 아무래도 아마추어 경기이다 보니 심판 판정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느꼈다. 제가 아버지 편이라 그런지 불리한 판정도 있었는데 여전히 안 참으시더라. 제가 왜 승부욕이 강한지 알게 됐다. 이제 연세도 있으신 만큼 강하게 어필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된다고 하시더라. 건강 생각하시면서 스트레스도 덜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태인은 인터뷰 도중 스마트폰을 통해 원베이스볼 클럽과 대구중의 결승전 중계를 챙겨봤다. 그는 “2-3으로 지고 있는데 1점 차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원태인의 바람이 통했을까. 원베이스볼 클럽은 대구중을 6-3으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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