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생 터닝포인트" 148km 돌직구 → OPS 1.633 이승엽의 남자, 보상신화 쓴다 [오!쎈 인터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7.22 07: 15

"내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이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26)이 보상선수 신화를 작성하고 있다. 최고 140km대 후반의 공을 뿌렸던 경기고 에이스로 2016년 NC 다이노스의 1차지명을 받은 에이스였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넣었고 불펜투수로 활약했으나 팔꿈치 인대수술을 받았다. 그대로 투수인생을 접었고 내야수로 변신해 3루수와 유격수를 나섰다.
1군에 자리를 잡았으나 주전은 아니었다. 2022시즌은 왼쪽 어깨 탈구 부상을 입었다. 결국 손전하방관절와순과 상완골 후상방을 치료하는 수술을 했다. 재활 도중 46억 원에 NC에 FA 입단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낙점을 받았다. 어릴 때 팬이었던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두산 베어스 제공

재활을 마치고 5월 중순부터 퓨처스 실전에 나서며 본격적인 두산 선수로 뛰었다. 그러다 6월25일부터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등 장타툴이 폭발하자 7월7일 이승엽 감독의 콜업을 받아 1군에 입성했다. 누구도 보상선수가 뜨거운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콜업과 함께 화끈한 타격을 펼쳤다 7일 키움전에서 8회 대타로 출전해 2루타 터트리며 두산 선수로 첫 안타신고를 했다. 6득점의 발판이었다. 8일(키움전) 경기는 3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9일 키움전은 3루타와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의 화끈한 타격을 펼쳤다. 2루타만 터졌다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두산 베어스 제공
12일 SSG 인천경기에서는 1-0으로 뒤진 7회초 1사2,3루에서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첫 결승타를 작성했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모두 2루타였다. 장타력과 함께 클러치 능력을 갖춘 젊은 해결사가 등장하면서 팀은 9연승을 질주했다. 
급기야 21일 KIA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대폭발했다. 마리오 산체스에게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은 거푸 삼진을 먹었다. 그러나 2-1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에서 KIA 최강필승맨 최지민과 9구 승부를 펼친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터트려 5-2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근 3경기에서 3타점-2타점-3타점의 해결사로 활약하며 10연승을 이끌었다. 
15타수 7안타(.467) 1홈런 8타점을 기록중이다. 7안타 가운데 6개가 장타이다. OPS가 1.633에 이른다. 박준영은 "장타가 많이 나올줄은 나도 몰랐다. 장타를 치려고 의식한 것은 아닌데 감도 좋고 포인트가 좋다보니 잘 맞아서 멀리 나가는 것 같다. 3경기 연속 멀티타점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내 타석만 최선을 다하려고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두산 베어스 제공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두산도 유격수와 3루수가 가능하고 장타툴까지 터지는 내야수를 얻었다. "두산으로 옮긴 이후 생각을 달리 먹었다. 내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구단이 나ㄹ를 필요해서 보상선수로 뽑아주신 거니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두산 생활에도 대만족을 하고 있다. "짜임새가 워낙 좋은 팀이다. 선후배 관계도 야구를 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막상 두산에 들어오고 1군에 올라오다 보나 그런 점을 더 격하게 느낀다. 선배들도 자기들이 잘하는 것 처럼 많이 좋아해주시니 더 힘내서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릴때 팬이었다.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왔다고 다들 말씀하시러다. 저도 지금 만족하고 있다"며 웃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두산 베어스 제공
아울러 "개인 목표는 없다. 10연승이 팀 타이 기록을 달성하는데 보탬이 된 것 같다. 오늘 경기는 그것으로 만족할 것 같다. 너무 잘풀려 조금 불안하기는 하다.  지금 잘하고 있다고 기회가 계속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믿고 경기에 내보내주시면 그안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를 수 있다는 생각만 갖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계속 잘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돈 벌어야죠."라는 짧고 강한 대답이 돌아왔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하고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해 팀까지 옮긴 순탄치 않는 야구인생이었다. 아직은 젋고 앞길이 창창하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자기 최면에 나선 '이승엽의 남자'가 성공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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