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가을 남자인데 여름에도 잘한다…56억 외야수, 제2의 전성기 조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7.27 12: 50

두산 56억 외야수 정수빈(33)은 더 이상 가을에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 FA 계약 3년차를 맞아 여름에도 열심히 밥상을 차리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잠실 롯데전에서 2-7로 패하며 11연승 상승세가 끊긴 두산. 그러나 정수빈의 타격 상승세는 끊기지 않았다.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패배 속 홀로 고군분투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내야안타를 신고한 정수빈은 0-4로 뒤진 3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8구 승부 끝 좌전안타를 치며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괴롭혔다. 12일 인천 SSG전 이후 3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두산 정수빈 / OSEN DB

두산 정수빈 / OSEN DB

정수빈의 출루 본능은 계속됐다. 여전히 0-4로 끌려가던 5회 2사 2루 찬스서 다시 7구 끝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고, 허경민의 우중간으로 향하는 안타 때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들어왔다. 정수빈의 빠른 발이 만든 추격의 득점이었다. 
1회말 1사 1루 상황 두산 김재환의 병살타 때 런다운 플레이에 걸린 주자 정수빈이 롯데 2루수 안치홍에게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2023.07.26 / dreamer@osen.co.kr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은 지난 2021년 6년 56억 원 FA 계약 후 2년 연속 부진에 시달렸다.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날씨가 선선해지면 몸값을 해냈지만 봄, 여름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수빈의 타율은 공교롭게도 2021시즌과 2022시즌 모두 2할5푼9리에 그쳤다. 타율이 8월까지 2할대 초반에 머무르다가 9, 10월 활약으로 중반까지 끌어올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정수빈은 계약 3년차를 맞아 호주 스프링캠프서 절치부심을 외쳤다.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정수성 주루코치와 함께 전성기 시절의 타격과 주루를 되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수빈은 군에서 전역했던 2018년 잠깐이었지만 고토 코치 지도 아래 26경기 타율 3할6푼7리 2홈런 23타점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또한 뛰는야구를 즐기는 정수성 코치는 현역 시절 정수빈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였다.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두산 정수빈이 사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7.15 /sunday@osen.co.kr
정수빈은 올해 드디어 여름에도 잘하는 선수가 됐다. 5월까지만 해도 타율이 2할3푼6리에 머무르며 기대감이 떨어졌지만 6월 타율 3할1푼5리로 반등에 성공한 뒤 7월 들어 3할5푼6리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3푼2리에 달한다. 올스타전까지 다녀온 정수빈의 시즌 성적은 81경기 타율 2할7푼9리 20타점 40득점 19도루 출루율 .364로, 현재 도루 3위를 질주 중이다.
26일 잠실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은 지금 봤을 때 거의 약점이 없다고 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 유지하고 있다”라며 “사실 1번타자가 정말 중요한 역할이다. 많은 출루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보면 어제(25일)도 좋은 3루타를 쳤고, 볼넷도 많아지고 있다. 1번타자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선수에게 이걸 유지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정수빈의 반등을 그 누구보다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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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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