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특별 지명→29세 1군 데뷔→우승 기여…왜 33세에 은퇴 결심했을까 “후배들 방해하는 것 같았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8.13 13: 00

KT 창단과 함께 특별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김병희는 왜 33세에 은퇴를 결심했을까. 
KT 위즈는 지난 8일 “창단 멤버인 내야수 김병희가 프로 1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라며 김병희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올 시즌 1군 5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그는 퓨처스리그서 36경기 타율 2할2푼 1홈런 15타점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퓨처스리그는 6월 18일 한화전, 1군은 5월 11일 NC전이 그의 은퇴 경기였다. 
최근 OSEN과 연락이 닿은 김병희는 “부상이 지속됐다. 나이가 찼는데 부상이 있다 보니 퍼포먼스가 나오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2군에 있는 후배들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은퇴를 결심했다”라며 “물론 결정이 쉽지 않았다. 주위에서 내 커리어가 짧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래도 프로에서 10년 했으면 내 능력에 비해 적지 않게 했다”라고 밝혔다.

KT 김병희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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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는 동산고-동국대를 나와 2014년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특별지명 13순위 지명을 받았다. 입단 후 KT의 창단 유니폼 모델로 발탁될 정도로 기대가 컸지만 데뷔 초 부상 불운이 찾아왔다.
KT 김병희 / OSEN DB
불운도 이런 불운이 없었다. 첫 스프링캠프서 수비 도중 우측 검지가 부러졌는데 이듬해 복귀해 수비를 하다가 같은 부위가 다시 골절되며 수술을 받았고, 재기를 노린 2015년 캠프에서 투수 공에 맞아 같은 부위를 또 다쳤다. 
재활에 지친 김병희는 2015년 10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이후 2019년 9월 20일 롯데전에서 교체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나이 29세였다. 
김병희는 “1군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여기에 나는 서른 살(한국 나이) 9월에 데뷔했다. 아마 서른 살에 데뷔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때까지 안타 1개만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텼고, 결국 1군에서 안타도 쳐보고 홈런도 쳐보고 수훈선수도 돼 봤다. 난 많은 걸 이뤘다”라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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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는 1군 3년차인 2021년 마침내 야구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알렸다. 황재균의 부상 이탈로 4월 25일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됐는데 이날 수원 롯데전에서 극적인 끝내기안타를 치며 영웅으로 거듭났다. 김병희는 그해 34경기 타율 2할8푼8리 5홈런 13타점 활약으로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김병희는 “1군 첫 안타(2019년 9월 26일 LG전)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끝내기안타를 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때가 시즌 첫 타석이었는데 끝내기안타를 쳤다”라며 “다만 2021년은 조금 아쉬웠다. 가장 잘할 때였는데 손가락이 한 번 찢어진 뒤 손목 문제가 생겨서 갑자기 수술하게 됐다. 우승할 때 다쳤던 게 가장 아쉬웠다”라고 커리어를 되돌아봤다. 
KT 김병희 / OSEN DB
김병희는 프로 10년 동안 늘 부상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입단 초기를 비롯해 상승세를 타던 2021년 역시 부상으로 흐름이 끊겼고, 올해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타구에 종아리를 맞아 근육이 파열됐다. 
김병희는 “커리어를 돌아보면 참 부상이 많았다”라며 “동료들은 안 좋으면 쉬었다가 다시 해보라는 말을 해줬지만 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오래 해서 새로운 것도 언젠가 해봐야 한다. 그걸 일찍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김병희는 은퇴 결심 후 이강철 감독과 나눈 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감독님께 인사드리러 가서 기회를 많이 주신 것 같은데 그 때마다 부상이 발생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또 가진 능력에 비해 기회를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자 감독님은 기회를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전했다. 
KT 김병희 / OSEN DB
김병희는 송민섭, 문상철, 김민혁 등 KT 창단 때부터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1군에 있는 문상철, 송민섭, 김민혁에 배정대까지 선수 생활하면서 정말 잘 지냈다. 그 친구들이 있어서 즐겁게 야구했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1군 통산 113경기 타율 2할1푼 7홈런 21타점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김병희는 “조금 더 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쉽지가 않았다. 부족한 실력에도 KT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사인도 받으러 많이 와주셔서 감사했다”라고 KT 팬들을 향해 끝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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