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다녀오더니 더 좋아졌다, KT밖에 모르는 바보 외인 "KS 우승 한 번 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8.21 13: 00

지난 2021년 KT 창단 첫 우승 주역인 윌리엄 쿠에바스(33·KT)는 지난 6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부상으로 웨이버 공시돼 KT를 떠났던 쿠에바스는 자유의 몸이었다. 올해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에서 건강을 증명하자 KBO리그 여러 팀들이 그를 대체 선수로 눈독들였다. 
보 슐서가 기대에 못 미친 KT도 대체 선수가 필요했고, 쿠에바스 복귀 작업에 나섰다. 다른 팀들도 접촉하면서 경쟁이 붙었지만 쿠에바스의 선택은 KT. 지난해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날 때도 KT는 구단 차원에서 환송식을 열고, 재활 여건을 마련해주는 등 우승 공신으로 극진한 대우를 해줬다. 
KT의 정을 잊지 않고 돌아온 쿠에바스는 복귀 후 ‘승리 보증수표’로 거듭났다. 지난 6월17일 수원 삼성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11경기(67⅓이닝)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81 탈삼진 64개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만 8번으로 쿠에바스가 선발 나온 날 KT는 9승2패로 승률이 8할1푼8리에 달한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T 선발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8.20 / dreamer@osen.co.kr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T 선발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8.20 / dreamer@osen.co.kr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도 쿠에바스는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49km, 평균 147km 포심(26개), 커터(36개) 등 패스트볼 중심으로 슬라이더(19개), 체인지업(16개)을 고르게 섞어 던졌다. 보더라인에 걸치는 커터와 슬라이더, 떨어지는 체인지업까지 한화 타자들이 꼼짝 못했다. 홈런 1위 노시환도 쿠에바스에게 1회 루킹 삼진, 4회 3루 땅불, 6회 중견수 뜬공으로 막혔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T 선발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8.20 / dreamer@osen.co.kr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T 선발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8.20 / dreamer@osen.co.kr
이날까지 쿠에바스는 8월 4경기 모두 7이닝씩 던지며 무실점 3경기, 1실점 1경기로 위력을 떨쳤다. 8월 4경기 전부 승리투수가 되며 28이닝 16피안타 2볼넷 31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0.32로 압도적이다. 쿠에바스가 복귀전을 가질 때만 해도 8위였던 KT는 최근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리며 2위까치 치고 올라갔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팀이 반등하는 데 이어 쿠에바스의 활약이 가장 컸다. 쿠에바스가 들어온 뒤 5명의 선발진이 안정됐다”며 “다저스에서 고관절 하체 움직임을 만들어 좋아졌다고 한다. 원래 밋밋했던 체인지업도 가기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우타자한테도 중요할 때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KT를 떠난 뒤 재활을 하며 멕시칸리그에 잠시 몸담았던 쿠에바스는 올해 4월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소속으로 트리플A 11경기(9선발·44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6.14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고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폼으로 교정하면서 딜리버리 동작이 안정됐다.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4월말 마이너리그 이 주의 선수에 선정된 윌리엄 쿠에바스.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SNS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4월말 마이너리그 이 주의 선수에 선정된 윌리엄 쿠에바스. /쿠에바스 SNS
쿠에바스는 “한국을 떠난 뒤 짧은 기간이었지만 멕시코, 미국을 거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내게 맞는 딜리버리를 찾으면서 하체 움직임이 좋아졌다. 체인지업이 좋아진 것도 딜리버리 영향이다. 지금 내가 던지는 모든 공들의 제구가 안정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KT에서 4년간 9이닝당 볼넷이 3.1개였는데 올해는 1.6개로 줄였다. 
또 하나 바뀐 것은 마운드 위에서 진중함이다. 팀을 떠나기 전까지 쿠에바스는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었지만 지금은 표정 변화도 별로 없고, 차분하다. 이 감독은 “너무 집중해서 탈이라고 말할 정도로 집중력이 생겼다. 평소에 웃고 떠드는 것은 좋으니 경기 나가는 날에는 집중해 달라고 했는데 진짜 진지해졌다”고 칭찬했다. 쿠에바스는 “마운드에서 집중력을 갖고 진지하게 하니 경기력도 좋아지는 걸 느꼈다. 지금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6월 중순에 들어왔지만 어느새 7승을 쌓아올렸다. 2019년 13승, 2020년 10승에 이어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도 가시권이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개인적인 승수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 경기 한국시리즈만 바라보며 집중한다. 한국시리즈 우승 한 번 더 해야 한다”며 팀 우승만이 유일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KT밖에 모르는 바보답다.
5회말 한화 이진영의 내야 땅볼 때 KT 3루수 황재균의 실책으로 타자 주자가 출루했다. 1루수 오윤석에게 공을 건네받고 있는 선발 쿠에바스. 2023.08.20 / dreamer@osen.co.kr
승리투수 KT 쿠에바스와 포수 장성우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8.20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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