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죄송하다...백업 선수들도 미안하다" 7점차 주전 교체→경기 포기...염갈량의 사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8.26 19: 00

염경엽 LG 감독이 올 시즌 처음으로 5회 이전에 주전을 대거 교체하고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LG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LG는 25일 창원 NC전에서 1-14로 대패했다. 선발 최원태가 1회 3실점, 3회 4실점, 4회 4실점하며 무너졌다. 상대 선발 페디를 공략하지 못하며 1득점에 그쳤다. 염 감독은 4회 주전 5명을 줄줄이 교체하며 사실상 수건을 던졌다. 
26일 창원NC파크에서 경기를 앞두고 염 감독은 "어제는 박살이 나서..."라며 전날 경기 운영에 대해 언급했다. 초반 흐름에서 경기를 일찌감치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원태가 1회부터 난타당했고, NC 선발 페디는 초반 최상의 컨디션으로 완벽한 구위를 선보였다.  

LG 염경엽 감독 / OSEN DB

염 감독은 "어제 같은 경기는 감독 입장에서 가장 잘하는 운영은 한 가지 밖에 없다. 주전을 빨리 빼는 것. 감독이 어차피 결정을 해야 되는데, 가장 미안한 것은 팬들이다. 멀리 원정까지 오셨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주전 선수를 못 보는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은 정말 팬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홈경기였다면, 조금 달랐을 것이다. 염 감독은 "홈 경기였으면 최대한 그래도 7회까지는 주전을 끌고 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고 팬들에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LG 염경엽 감독 / OSEN DB
페디에 대해 염 감독은 "정말 좋더라. 지금 성적(16승, 평균자책점 1.97)이 말해주는 것니까. 현재 KBO리그에서 제일 좋은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다. 그래서 4회에 포기한 것이다. 다른 투수였다면 0-7이라도 포기 안 했을 것이다. 우리 타자들이 반응하는 걸 보니까, 투구 수도 7회까지는 그냥 던질 것 같더라. 상대가 투수를 바꿔도 8~9회에 우리가 7~8점을 뒤집는 거는 어렵다고 판단이 섰고, 그래서 빨리 결정을 했다. 페디가 아니었다면 최원태를 빨리 바꾸고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의 예상대로 페디는 7회까지 단 1실점, 솔로 홈런 1개를 맞았을 뿐 완벽하게 LG 타선을 제압했다. 
염 감독은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또 팀이 얻을 수 있는 걸 얻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운영이기 때문에 욕 좀 먹더라도...새벽 3시에 도착했고 앞으로 남은 경기를 생각하면 욕 먹더라도 팀에 플러스가 되는 것으로 결국 결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다음으로 미안한 것은 백업 선수들한테 미안하다. 어려운 투수한테 개인 기록들을 아무래도 까먹는 거니까 백업 선수들이 나가서 희생을 하는 거니까 백업 선수들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LG 투수 최원태 / OSEN DB
최원태는 조기 강판이 될 투구 내용이었지만 4이닝 93구를 던졌다. 염 감독은 "어제 공이 워낙 안 좋았다. 구속도 4~5km 안 나왔다"며 "어레 롱릴리프가 엔트리에 있었다면 (일찍 교체하고) 썼을 것이다. 그런데 90개 정도는 던지게 하려고 했다.
또 다음 게임도 있으니까, (부진) 이유를 던지면서 찾아야 한다. 오늘 왜 안 좋았지, 그 이유를 찾으라고 2이닝 정도 더 던지게 했다. 물론 중간에 과부하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음 경기에 더 좋아져야 하니까 지금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2이닝을 던져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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