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해설위원이 2002년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로 뛸 때 승부차기를 실축했던 경험담을 고백했다.
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KBS 해설위원'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찬호, 박용택, 이영표, 김연경, 최나연, 양동근, 박재민 등이 참석했다.
축구에서는 2002 한일월드컵 영웅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축구 해설로 꼽히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나선다. 물 흐르듯 유려하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이영표와 함께하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 종목 중 하나로, 2014년과 2018년에 이어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영표는 "선수 시절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우승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때 선수 구성으로 따지면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직후라서 '역대 최강'이라는 얘길 듣을 정도로 좋은 선수였는데도 금메달을 못 땄다. 가장 큰 이유가 나였다"고 밝혔다.
이어 "왜냐하면 4강전에서 이란을 만났는데 완전 수비전술을 들고 나와서 좋은 경기를 펼쳤는데도 골이 안 나왔다.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실축을 한 선수가 나였다"며 "그래서 나에게 아시안게임은 정말 특별하다. 선수 땐 우승하지 못했지만 해설을 할 때 (2014, 2018) 2번이나 우승을 하는 모습을 봐서 기뻤다. 그래도 여전히 그때 당시 함께한 선수들한테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20년째 놀림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영표는 "더 큰 문제와 더 미안한 건, 2002년 월드컵 4강에 가서 병역 혜택을 받았다"며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못 따서 10명이 넘는 다른 친구들은 병역 혜택을 못 받았다.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그 부분도 (선수 생활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죄책감을 오래 가지고 있었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오는 23일부터 개최되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이 참가하며, 40개 종목에서 482개 경기가 치러진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최대 금메달 50개,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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