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무덤' 극복한 류현진, 직구 평균 '141.5km'에도 빅리그 생존 방법 보여줬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09.03 05: 30

토론토 블루제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은 복귀 후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생존하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76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의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는 13-9 승리를 거뒀다. 불펜진 난조로 류현진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류현진은 등판마다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복귀전이던 지난달 2일 볼티모어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으나, 이후 패전이 없다.

[사진] 토론토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이던 클리블랜드 원정에서는 4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타구에 맞아 더는 던지지 못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고 지난달 14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27일 클리블랜드전까지 3경기 연속 승수를 쌓았다.
이날 쿠어스필드에서는 4연승에 도전했다. 2점짜리 홈런 한 방을 얻어 맞았지만, 그뿐이었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콜로라도 타선을 묶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등판을 두고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이 5이닝 2실점한 것은 (다른 구장에서)7이닝 무실점을 한 것과 다름없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사실 류현진은 그간 쿠어스필드에서 썩 좋지 않았다. 해발 1600m 고지에 위치한 ‘타자 친화적 구장’, ‘투수들의 무덤’에서 류현진은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09(26⅔이닝 21자책점)에 그쳤다. 쿠어스필드에서만 8개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사진] 토론토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류현진은 극복했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서는 심판의 아쉬운 판정이 있었다. 4회 1사 이후 헌터 굿맨에게 안타를 맞은 상황에서 존스와 승부하는 과정에서 류현진의 6구째 88.8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심은 꼼짝하지 않았다. 삼진이 볼넷으로 둔갑한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0.1마일(약 145km), 평균 구속 87.9km(약 141.5km)에 그쳤다. 하지만 그에게 구속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의 진짜 무기는 ‘제구력’이다.
전성기에도 시속 150km 이상 거뜬히 던지는 파이어 볼러가 아니었다. 구속보다 상하, 좌우 코너를 공략할 수 있는 투수,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정교한 투구를 자랑하는 투수가 류현진이다.
빅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 LA 다저스에서 14승(8패)을 올리고 두 번째 시즌에도 14승(7승)을 거두며 빅리그에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던 것도 뛰어난 제구력 덕분이다.
또한 체인지업, 커브 등 타자들을 괴롭히는 구종들이 있다. 스스로 강약, 템포 조절도 뛰어난 투수다.
류현진은 지난 21일 신시내티전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점) 투구를 했는데, 당시 MLB.com은 “류현진의 최고 기량이 어느 수준인지 상기시켰다”며 “류현진은 '와우'라고 감탄할 만한 강한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영리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고 호평한 바 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어도, 그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없으면 소용이 없다.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KBO리그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빅리그에서 싸우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토론토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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