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최고조' 올림피아코스 탈출한 황인범, 팬 의식해 "비난 괜찮다"→하나 둘 달리는 악플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9.05 20: 00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 갈등을 겪은 끝에 세르비아 명문 FK 츠베르나 즈베즈다로 이적한 황인범(26)에 일부 올림피아코스 팬들이 악성 댓글을 달고 있다. 황인범은 “지난 시즌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모든 비난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즈베즈다는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과 4년 계약을 맺었다"라고 발표했다.
구단이 자세한 계약 사항을 밝히진 않았으나 그리스 매체 가제타그리스에 따르면 황인범의 이적료는 550만 유로(78억 원) 선이다.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에 황인범을 영입한 즈베즈다는 이를 3년에 걸쳐 납부할 예정이다.

[사진] 즈베즈다 홈페이지 캡처.

세르비아 유력 일간지 폴리티카는 황인범의 이적료가 500만 유로(72억 원)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제타그리스가 말하는 550만 유로와 차이가 있지만 이 역시 즈베즈다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것은 맞다.
이로써 지난해 여름 단기로 뛰었던 K리그1 FC서울을 떠나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1년간 뛰었던 황인범은 '세르비아 명문 구단' 즈베즈다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폴리티카는 “구단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황인범이 이미 1달가량 전부터 올림피아코스를 떠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갈등의 시작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여파 속에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올림피아 코스로 이적할 당시 맺은 계약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황인범 측은 1+2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인식, 1년 계약 이행에 따른 300만 유로(약 43억 원) 가량의 바이아웃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올림피아코스는 처음부터 3년 계약이었으며 1000만 유로(약 142억 원) 이상의 이적료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맞섰다. 
황인범은 이 때문에 지난 7월 노르위치와 프리시즌 친선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헹크와 가진 유로파리그 예선 준결승전, 추카리츠키와 가진 유로파리그 예선 결승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교착 상태가 이어지던 가운데 즈베즈다가 개입해 황인범을 품는 데 성공했다. 가제타그리스는 "올림피아코스가 황인범과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따라서 즈베즈다 이적을 허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올림피아코스는 처음엔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으나 법적 분쟁까지 가는 것에 부담을 느껴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팀인 즈베즈다로 그의 이적을 허락했다고 가제타그리스는 분석했다. 
[사진] 황인범 소셜 미디어 계정.
황인범과 작별하는 올림피아코스의 일부 팬들은 이번 이적에 뿔이 났다. 
이날 황인범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짧은 글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는데, 이 게시물에 좋지 못한 댓글이 달리고 있다.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받았던 사랑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모든 비난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지원 스태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시즌 초반 올림피아코스가 잘하고 있어 기쁘다. 챔피언의 영광을 되찾기를 바란다. 정말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이 글에 일부 팬들은 ‘멍청하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당신은 우리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무도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 나쁘게 기억될 것이다’ 등의 댓글을 적었다.
황인범은 지난 시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시즌 뒤 올림피아코스 팬들이 뽑은 시즌 MVP에 선정됐다. 2022-2023시즌 맹활약한 덕분이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황인범은 리그 32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본선을 합해 5경기, 그리스컵대회 3경기에 나섰다. 리그 3골 4도움을 비롯해 유로파리그 예선에서 1골, 컵대회에서 1골 성적표를 작성했다.
황인범을 알아본 몇몇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분데스리가 강팀인 프랑크푸르트와 프라이부르크가 황인범 영입을 고려하고 있단 소식이 전해졌다. 
‘오일 머니’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 힐랄의 레이더망에도 황인범이 포착된 적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와 지루한 공방전을 펼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래도 일단 팀을 떠난다. 황인범은 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팬들에게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지만, 좋은 말만 들을 순 없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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